일명 ‘딱정벌레차’로 불리는 독일 폭스바겐의 소형차 ‘비틀’이 내년 7월부터 단종된다.
13일(현지시간) AFP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폭스바겐 미주본부는 “내년 7월 멕시코 푸에블라 공장에서 생산되는 모델이 마지막 비틀이 될 것”이라며 단종 계획을 발표했다.
비틀은 지난 1930년대 ‘저렴하고 튼튼한 국민차’를 만들라는 아돌프 히틀러의 지시에 따라 등장한 폭스바겐의 대표 차종이다. 특히 1968년에는 디즈니 영화 ‘러브 버그’에 등장한 ‘허비’의 실제 모델이 되면서 세계적인 인기몰이를 했다. 블룸버그는 “디즈니 영화가 개봉된 1968년에는 미국에서만 연간 42만3,000대가 팔렸고 1990년대까지도 인기를 유지했다”고 전했다.
다만 2000년대 들어 시장 수요가 줄기 시작한 가운데 최근 배기가스 조작 의혹에 직격타를 맞으면서 판매량이 급감했다. 지난해 미국에서의 비틀 판매량은 1만5,000대에 그쳤다.
AFP통신은 폭스바겐이 앞으로 배기가스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휘발유·디젤차량 대신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비롯한 가족친화형 모델 또는 친환경 전기차 등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힌리히 보엡켄 폭스바겐 그룹 미주 최고경영자(CEO)는 생산 중단을 발표하면서도 “절대라고는 말하지는 못하겠다”며 향후 비틀 모델이 다른 형태로 부활할 가능성을 열어뒀다. 폭스바겐은 과거에도 여러 차례 비틀 생산을 중단했다가 다시 제조 라인을 가동한 바 있다. /김민정기자 jeo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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