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규모 7.0의 강진이 덮쳐 큰 인명피해가 발생한 인도네시아 롬복 섬에서 말라리아가 확산돼 비상이 걸렸다.
16일(현지시간) 자카르타포스트 등 현지언론에 따르면 롬복 섬을 관할하는 서(西) 누사텡가라 주 정부는 롬복 섬 서부의 말라리아 대량 발병 사태와 관련해 지난 12일 보건비상 상황을 선포했다.
서 누사텡가라 주 보건당국자는 “이달 초 첫 환자가 나온 것을 시작으로 지난 13일까지만 128명이 말라리아 확진 판정을 받았다”며 “환자 중에는 임신부와 젖먹이, 5세 미만 어린이들이 포함돼 있다”고 설명했다.
말라리아는 롬복 섬 서부 지역의 풍토병이지만 작년 같은 기간 발생한 말라리아 환자의 수는 6명에 그쳤다. 환자들은 전원 지진으로 집을 잃고 천막에서 생활 중인 이재민들이다.
롬복 섬에서는 지난달 5일 저녁 규모 7.0의 강진이 일어나 563명이 숨지는 참사가 발생했다. 7만1,900여 채의 집이 무너져 42만 명의 이재민이 생겨났다.
이어지는 여진으로 복구가 더딘 탓에 상당수는 아직도 노숙이나 다름없는 생활을 하고 있다.
관련 당국은 내달부터 우기(매년 10월∼이듬해 3월)가 시작되면 말라리아모기의 활동이 더욱 활발해져 말라리아 확산 세가 더욱 거세질 것을 우려해 방역 작업을 벌이고 모기 망을 배포하는 등 대책을 강구 중이다.
인도네시아 국가재난방지청(BNPB)은 “추가 확산을 막기 위해 섬 내 말라리아 취약 지역 주민 모두에게 혈액검사를 시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훈기자 styxx@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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