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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기 해외건설협회장 "코리아 컨소시엄 구성, 스마트시티 수출 힘쓸 것"

글로벌 건설 수주 환경 전환기 맞아

건설사 힘모아 고부가사업 노려야

제살 깍아먹기 방지 '일석이조'

금융+기술 결합 수출상품도 개발

진출시장도 중동 넘어 러 등 확대





“미얀마, 캄보디아 등 동남아 국가에서 공적개발원조(ODA) 방식으로 진행 중인 도시 마스터 플랜 수립이 ‘스마트시티(Smart City)’ 수출의 전초 단계입니다. 우리나라가 기술력은 확보한 만큼 코리아 컨소시엄을 구성해서 기획부터 시공까지 도시 전체를 수출하는 고부가가치 사업으로 전환하겠습니다.”

이건기(사진) 해외건설협회 회장은 최근 서울경제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해외 건설이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전환해야 한다며 이 같이 강조했다. 그는 지난 7월 해외건설협회 제18대 회장에 취임해 3년 임기를 시작했다. 이 회장은 1980년 서울시청에서 공직에 입문해 36년간 도시개발·주택·건축 분야의 전문 행정가로 활동해왔다. 서울시 행정2부시장을 역임했으며 이후 서울시립대 도시공학대학 초빙교수를 지냈다.

◇ 전환기에 놓인 해외 건설산업 = 그는 우선 현재 해외 건설이 노동집약적 도급 수주에서 기술집약적 고부가가치 산업으로의 전환기를 맞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맞춰 ‘투자개발형사업(PPP)’을 위한 금융 시스템 강화가 돌파구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회장은 “단순 도급형 사업에서 PPP형 사업이나 시공자 금융방식으로 바뀌고 있어 금융 동원 능력 확대가 이제 수주 경쟁력”이라면서 “최근 설립된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KIND)’와 협조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달 초 해외 건설 수주 누계가 2015년 7,000억 달러에 이어 3년 3개월 만에 8,000억 달러를 달성했다. 속도가 다소 더뎌지긴 했지만 올해 수주금액은 지난해보다 늘어난 300억 달러를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중동 국가들이 유가 상승과 맞물려 재건 사업 등 발주량을 늘리고 있는 데다 국내 수주 물량이 줄어든 건설사들이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는 상황이다.

해외 시장에서의 국내 건설사 간 ‘제 살 깎아먹기’식 경쟁을 막기 위한 방안도 제시했다. 그는 “두 달마다 대형 건설사와 수주플랫폼을 개최해 정보와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코리아 컨소시엄’ 구성 등 지원 정책을 모색 중”이라고 밝혔다. 한마디로 국내 건설사가 힘을 모아 수주에 나설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 스마트 시티 수출 속내 = 아울러 엔지니어링 등 중소·중견 업체 해외 진출 지원과 함께 스마트 시티 수출도 강화 한다는 계획이다. 이 회장은 “구조 설계, 교량 설계 등 엔지니어링 분야는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의 미려한 곡면 알루미늄판을 제작한 국내 기술력을 수출하는 등 상당한 수준에 올라왔다”면서 “고급인력 진출이 많고 부가가치가 큰 엔지니어링 분야를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시공 수주 매출은 세계 6위 수준이지만 엔지니어링은 12위로 우리나라 총 해외 건설산업 매출의 1.8%에 불과하다. 미국은 해외 건설사업 매출의 28.5%가 엔지니어링이 차지한다. 그는 “기술력이 있으나 해외 진출에 리스크가 큰 중소·중견 업체에게 항공료, 사무실 임대료 일부를 보조하겠다”고 말했다.

더불어 공적개발원조(ODA)나 국가 간 협력 프로젝트를 통한 스마트시티(Smart City)도 수출에 나선다. 이 회장은 “ICT 기술 선두주자인 우리나라가 스마트시티를 가장 잘 만들 수 있다”면서 “현재 ODA 사업상 대외경제협력기금(EDCF)으로 진행 중인 미얀마, 캄보디아의 신도시나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등 메가 프로젝트가 기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진출 시장도 다변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이 회장은 “중동 지역과 같이 국제 정세 변화에 따른 리스크는 줄여가면서 아프리카, 중남미는 물론 러시아 등 북방 경제권으로 시장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17일부터 시작하는 ‘한·아세안 인프라장관 회의’와 ‘글로벌 인프라 협력 콘퍼런스(GICC)’를 통해 해외 건설 시장 진출에 힘을 싣는다는 각오다. 이 회장은 “‘이라크 재건 사업 설명회’에 대한 국내 업체의 관심이 뜨겁다”면서 “85개 발주처를 담당할 상담 부스를 설치하는 등 단순 행사가 아니라 직접 수주와 연결하겠다”고 강조했다./이재명기자 nowlight@sedaily.com 사진=이호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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