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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 남북정상회담] 靑 "비핵화, 모든 부분이 블랭크"...합의문에 로드맵 없을 듯

■文·金 회담 전망

文 "미-북 요구 사이 접점 찾을수 있도록 터놓고 얘기"

두차례 정상회담...내일 정오 기자회견 잡히면 청신호

귀경 당일 평양 벗어난 다른 장소서 친교행사 가질수도





“비핵화의 구체적 진전에 대한 합의가 나올지, 합의문에 담길 수 있을지, 아니면 구두 합의가 이뤄져 발표할 수 있을지, 모든 부분이 블랭크입니다.”

임종석 남북정상회담준비위원장(대통령 비서실장)이 17일 회담을 전망하며 부담감을 나타냈다. 그도 그럴 것이 청와대는 이번 회담에서 비핵화에 진척을 보지 못하면 연내 종전 선언에 빨간불이 들어오고 남북 관계 개선도 기대할 수 없게 된다. 임 실장은 “비핵화라는 무거운 의제가 정상회담을 누르고 있다”며 “낙관적인 전망을 하기 어려운 (이유)”라고 말했다. 그는 “두 정상 간 얼마나 진솔한 대화가 이뤄지느냐에 (달려 있다). 양 정상 간의 대화에 모든 무게가 두어져 있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흉금을 터놓고 이야기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회의를 열고 “비핵화를 촉진하는 것은 우리가 주도해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미국의 비핵화 조치 요구와 북측의 적대관계 청산과 안전 보장을 위한 상응 조치 요구 사이에서 어떻게 접점을 찾을 수 있을 것인지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나눠보고자 한다”고 말했다. 또 “김 위원장과 흉금을 터놓고 많은 대화를 나누는 것을 회담의 목표로 삼고 있다”며 “동행하는 각계 인사들도 많은 대화를 나누기 바란다. 역지사지하는 마음과 진심을 다한 대화를 통해 우리는 서로 간의 불신을 털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핵화 관련 부분은 공동합의문 등에 구체적으로 담기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북미 회담의 스포트라이트를 돌려야 한다는 게 청와대의 판단이기 때문이다. 다만 회담 둘째날인 오는 19일 정오께 기자회견이 잡힌다면 청신호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문 대통령은 18일 오후와 19일 오전 두 차례 정상회담을 하고 이야기가 잘 풀리면 19일 회담 직후 기자회견을 열기로 했기 때문이다.



한편 임 실장은 이번 방북 일정도 이날 공개했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최소 두 차례 정상회담을 하고 한 차례의 만찬을 한다. 상황에 따라 횟수가 더 늘어날 수 있다. 문 대통령은 18일 오전8시40분 성남 서울공항에서 이륙해 10시께 평양 순안국제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며 청와대는 김 위원장이 영접을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어 문 대통령은 숙소인 백화원 영빈관으로 이동해 오찬을 한 뒤 첫 번째 정상회담을 연다. 이후 늦은 오후 환영예술공연을 관람하며 환영 만찬을 하는데 이때 김 위원장의 참석이 예상된다.

이튿날은 오전부터 정상회담이 열린다. 이어 오찬은 대동강변 옥류관에서 진행되고 오후에는 문 대통령과 수행원들이 함께 평양의 주요 시설을 참관한다. 저녁에는 환송 만찬이 계획돼 있는데 임 실장은 “문 대통령은 해외 순방 시 현지 주민들이 자주 가는 식당을 늘 가는데 그런 부탁을 북측에 해뒀다”고 말했다. 임 실장은 “마지막 날은 전날 환송 만찬을 해 따로 오찬이 예정돼 있지 않다”며 “공항에서 환송행사를 마치고 오전에 서울로 향한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경우에 따라 이날 양 정상 간 친교 일정이 있을 수도 있다”며 “그렇게 될 경우 귀경 일정이 변경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양 정상이 평양을 벗어나 다른 장소로 갈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이때 그 일정을 소화하는 것 아니냐는 예상이 나온다.

한편 임 실장은 회담의 의제로 비핵화 외에 남북 관계 개선과 군사위협 종식을 들었다. 남북 관계 개선과 관련해 임 실장은 “경협 등은 판문점 선언에 합의된 내용에 대해 구체적으로 진전시키기 위한 합의를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철도·도로 건설 사업의 구체적 계획 등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 /이태규기자 class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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