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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 남북정상회담]리설주 “여성이 남북관계 앞장"…김정숙 “과일처럼 풍성했으면"

■눈길 끄는 퍼스트레이드 외교

리설주, 농담으로 분위기 주도

마술사 최현우에 “제가 없어지나요?”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부인 리설주 여사가 18일 오후 평양 음악종합대학을 방문해 오케스트라 공연을 관람하며 대화하고 있다./평양사진공동취재단




문재인 대통령이 비핵화와 종전선언 등 다소 무거운 의제를 논의하는 동안 김정숙 여사는 북한의 아동병원과 음악종합대학 등을 방문하며 부드러운 퍼스트레이디 외교를 보여줬다. 특히 같은 성악 전공자로서 김 여사와 리설주 여사는 ‘음악’이라는 공통분모를 바탕으로 한 ‘케미(궁합)’를 선보였다.

김 여사는 18일 평양시내에 위치한 옥류아동병원과 김원균명칭 음악종합대학을 참관하면서 방북 첫날 일정을 시작했다. 김 여사의 참관 일정에는 리 여사를 비롯해 가수 알리와 지코·에일리, 마술사 최현우씨, 1991년 지바 세계탁구선수권대회 때 남북 단일팀으로 우승을 했던 현정화 한국마사회 탁구팀 감독 등 남북 등 문화·예술계 인사들이 특별수행원으로 동행해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김 여사는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최고급 종합의료봉사시설인 옥류아동병원을 찾아 회복치료실, 소학교 학습실 등을 둘러보고 병원을 찾은 어린이들과 대화를 나눴다. 특별수행단과도 친근하게 인사를 나눴다. 최 마술사가 자신을 ‘요술사’라고 소개하자 리 여사는 “제가 없어지냐”는 농담으로 응수했고 현 감독에게도 “손 좀 한 번 잡아봅시다. 여성들이 남북관계에 앞장서고 있습니다”고 말을 건넸다. 김 여사는 리 여사에게 가수 지코를 “이번 방북단에서 가장 핫(hot)한 사람”이라고 소개하며 친밀한 분위기를 조성했다.



김원균명칭 음악종합대학 방문 일정은 두 퍼스트레이디가 모두 성악을 전공했다는 점을 감안해 마련됐다. 김원균명칭 음악종합대학은 북한 최고의 전문음악인 양성 대학으로 북한에서 내로라하는 음악가 대부분이 이곳 출신이다. 함께 대학을 둘러보던 김 여사와 리 여사는 이번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기대감을 공유하기도 했다. 김 여사가 대학을 둘러보다 ‘왕다리 열매’를 보고 “이렇게 풍성하게 열린 가을 과일처럼 이번 정상회담에서도 좋은 결실이 맺혀지면 좋겠다”고 말하자 리 여사도 “저도 지금 하고 있는 회담이 정말 잘됐으면 좋겠다”고 대답했다. 음악당으로 이동해 합창단과 오케스트라의 공연을 관람한 두 영부인은 공연 중간중간 음악을 따라 부르고 서로 귓속말을 하는 등 공통 관심사인 ‘음악’을 통해 교감하는 모습을 연출했다.

잘 알려진 바와 같이 김 여사와 리 여사는 모두 성악과 출신이다. 김 여사는 경희대 성악과를 졸업해 서울시립합창단원으로 활동한 이력이 있다. 김일성종합대학에서 성악을 전공한 리 여사도 모란봉악단 결성을 주도하고 삼지연관현악단을 만드는 데 힘썼다. 4·27 판문점 정상회담 당시 리 여사는 김 여사를 만나 “김 여사와 내가 모두 성악을 전공해 더 가깝게 느껴진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튿날인 19일에는 음악 등 예체능 분야 영재교육기관인 만경대 학생소년궁전을 참관할 예정이다.
/평양공동취재단 양지윤기자 ya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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