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3당 대표는 19일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비롯한 북한 고위급 인사들과 만나 연내 남북국회회담 개최와 내년 3·1운동 100주년 행사 공동 개최를 제안했다. 전날 남측 인사들이 나오지 않아 한차례 불발된 바 있는 이번 면담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시로 다시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정동영 민주평화당,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이날 오전9시50분께 만수대의사당에서 김 상임위원장과 안동춘 최고인민회의 부의장, 최금철 조선사회민주당 중앙위 부위원장과 만나 50여분간 면담했다. 김 상임위원장은 모두발언에서 “학수고대의 보람이라는 게 바로 오늘 같은 광경을 놓고 예로부터 쓰던 표시라고 생각된다”며 전날 일정 불발로 난처해진 대표들을 배려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2007년 남북정상회담 당시 만난 바 있는 김 상임위원장과 이해찬·정동영 대표는 친분을 과시하며 덕담을 주고받기도 했다. 김 상임위원장은 “통일의 위업을 성취할 때까지는 이 모습 그대로 활기 있게 싸워나가자”며 “우리가 모두 졸장부가 되어서야 겠느냐. 대장부가 되자”고 당부했고 이 대표는 “저희(민주당)가 다시 집권했기 때문에 오늘 같은 좋은 기회가 다시 왔다”며 “남북관계가 영속적으로 갈 수 있도록 튼튼하게 만들려고 단단히 마음을 먹고 왔다”고 화답했다.
이 대표는 이날 면담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정상회담 배석자 수가 갑자기 예상보다 많이 줄어드는 바람에 장관들이 이쪽에 합류했다”며 “당 대표 3명과 장관들을 분리하는 과정에서 커뮤니케이션이 잘 안 돼 우리 쪽이 불발된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어제 연회장에서 ‘이렇게 됐는데 오늘 면담을 해야 한다’고 하니 김 위원장이 ‘당연히 하셔야 한다’고 즉석에서 김 상임위원장에게 지시했다”며 면담 재성사 배경을 설명했다.
/평양공동취재단 송주희기자 sso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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