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운관에 그 시절 그 프로그램이 다시 돌아온다. 최근에 찾아보기 힘들었던 원 게스트 토크쇼나 퀴즈쇼, 사람찾기 등이 속속 부활하며 복고 열풍이 이어지고 있다.
가수 유희열이 진행을 맡은 KBS 2TV ‘대화의 희열’은 오랜만에 돌아온 원 게스트 토크쇼다. 원 게스트 토크쇼는 자니윤쇼, 서세원쇼, 주병진쇼, 무릎팍도사 등으로 명맥이 이어졌지만 최근 들어 자취를 감췄다. ‘대화의 희열’은 원 게스트 토크쇼 포맷을 되살리는 대신 과거 프로그램들과 달리 정해진 대본이나 프롬프터 없이 사석에서 이야기를 나누는 느낌으로 진행된다. 그런 만큼 게스트 이야기를 최대한 자연스럽게, 많이 끌어낼 수 있다. 첫 회 게스트로 나온 김숙 역시 기존 프로그램들에서는 들려주지 않은 공백기 경험 등을 진솔하게 털어놔 공감을 얻었다. 연출을 맡은 신수정 PD는 “기획을 하면서 왜 1인 토크쇼가 사라졌을까 생각해봤다. 예전에는 궁금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 유일한 통로가 TV였다면 지금은 포털 검색이 제일 빠르다. ‘대화의 희열’은 조금 뒤죽박죽일지라도 포털에 쳐도 안 나오는 이야기를 들어보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퀴즈쇼 역시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KBS 2TV ‘1 대 100’, KBS 1TV ‘도전! 골든벨’ 같은 장수 퀴즈 프로그램도 있지만 새로운 형식의 퀴즈 프로그램들이 새롭게 떠오르고 있다. 유재석의 tvN 진출작으로 화제를 모은 ‘유 퀴즈 온 더 블럭’은 거리에서 무작위로 만나는 시민에게 퀴즈를 제안해 연속으로 문제를 맞히면 상금을 준다. 특히 퀴즈를 푸는 일반 시민들의 다양한 사연들이 감동을 선사한다. 21일부터 서경석이 진행하는 KBS 2TV ‘퀴즈방’은 시청자들이 직접 TV를 보며 앱에 접속해 실시간으로 퀴즈를 풀 수 있다. 기존 TV 퀴즈쇼의 시청자와 달리 퀴즈방 시청자는 상금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
KBS 2TV는 과거 인기 프로그램 ‘TV는 사랑을 싣고’를 8년 만에 다시 내놓는다. ‘TV는 사랑을 싣고’는 1994년 시작해 2010년까지 16년간 이어진 장수 프로그램이다. 스타의 첫사랑 등 추억 속 인물을 찾아가는 과정을 담아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요즘에는 온라인으로 사람 찾기가 훨씬 수월해진 만큼 사람을 찾는 과정은 줄이고 ‘사연’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방송가의 한 관계자는 “최근 비슷비슷한 프로그램이 양산되는 경향이 많아 오히려 역설적으로 시청자들에게 오래된 것이 더 참신하게 느껴질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현진기자 star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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