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박3일간의 방북 일정을 마치고 돌아온 문재인 대통령이 휴식을 취할 틈도 없이 한미정상회담 일정을 소화해야 하는 강행군을 앞두고 있다.
20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백두산 동반 방문 일정까지 마치고 오후에 귀환한 문 대통령은 21일과 22일 방북 성과를 정리하고 몸을 추스른 뒤 23일 미국으로 출국한다. 이번 남북정상회담에서 김 위원장과 나눈 이야기를 바탕으로 구체적인 비핵화 과정을 논의하고 북미정상회담이 성사되도록 해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띤 채 떠나게 돼 부담감은 더 커졌다고 할 수 있다.
미국으로 떠나기 전 이틀 동안 유엔총회 기간에 있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한미정상회담에 대비해야 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추석을 앞둔 이번 주말도 사실상 제대로 휴식을 취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문 대통령은 전날 평양 남북정상회담 결과를 설명하는 대국민보고를 통해 연내 종전선언이 당면 목표라고 재확인한 뒤 현지시각 24일로 예정된 한미정상회담에서 이에 관해 트럼프 대통령과 논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강행군 때문에 일각에서는 문 대통령의 건강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문 대통령은 지난 6월 2박 4일 일정의 러시아 국빈 방문 후 감기몸살에 걸려 대통령 주치의의 권고를 받아 병가를 냈다. 당시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 접견과 지방선거 시도지사 당선자들과의 만남 등 공식일정도 취소된 바 있다.
올해 초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한반도 비핵화와 관련한 상황들이 숨 가쁘게 전개되며 이러한 강행군은 계속 이어지는 상황이다. 2월 평창동계올림픽을 마치고 3월에는 5박 7일 일정으로 베트남·아랍에미리트 순방 일정을 소화했고 5월에는 당일치기로 한중일 정상회의 참석차 일본을 다녀왔다. 같은 달 한미정상회담을 하고자 이뤄진 워싱턴 공식 실무방문은 1박 4일짜리였다.
앞으로도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이 예정돼있는 등 연말까지 빡빡한 외교일정이 이어질 예정이어서 문 대통령의 강행군은 계속될 전망이다.
/이성문인턴기자 smlee91@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