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지난해 제정한 러시아·이란·북한에 대한 통합제재법(CAATSA)에 따라 러시아로부터 무기를 구매한 중국군을 제재하기로 결정했다. 미국이 CAATSA를 적용해 제재조치를 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미 국무부는 러시아 전투기와 미사일을 구매한 혐의로 중국 인민해방군 산하 중앙군사위원회 장비발전부(EDD)와 리상푸 EDD 부장을 제재한다고 밝혔다. 중국은 지난해 러시아로부터 수호이-35 전투기 20대와 S-400 지대공미사일 1개 포대를 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 국무부는 아울러 무기거래에 관여한 러시아인 33명도 제재 대상에 추가했다.
이번 제재는 미국이 지난해 제정한 CAATSA에 따른 것으로 미 정부가 지난 2016년 대선에 개입한 러시아를 제재하기 위해 러시아와 거래한 제3국도 제재하는 ‘세컨더리보이콧’ 성격이 짙다. 미 국무부 관계자도 “이번 제재의 궁극적 타깃은 러시아”라며 “특정 국가의 군사력을 약화시키려는 게 아니다”라고 밝혔다.
제재가 시행되면 EDD는 외국 수출 자격이 정지되며 미국 관할권 내 외환거래가 금지되고 미 금융 시스템을 이용할 수 없게 된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은 러시아와 무기 계약을 체결한 시점이 지난해 8월 이전으로 CAATSA가 제정되기 전이라는 데 무게를 두고 이번 제재의 부당함을 주장하고 있다.
이번 제재는 러시아와의 무기 거래를 검토 중인 다른 국가에 보내는 경고성 조치로도 해석된다. 미 국무부 관계자는 “이번 제재가 잠재적인 러시아 무기 구매자들에게 메시지가 되기 바란다”며 “미국의 동맹국인 인도와 터키 역시 러시아로부터 S-400 지대공미사일을 구입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 터키는 러시아제 S-400 지대공미사일 배치 계획을 가졌다고 밝힌 바 있다.
/박민주기자 parkm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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