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경영·자기계발=인텔을 제치고 삼성전자가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초격차’ 기업으로 우뚝 서는 데 일등공신 역할을 했던 ‘샐러리맨 신화’의 주인공 권오현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원장이 쓴 ‘초격차’는 위기를 기회로 만들고,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조직 운용 비법이 담겨 있다. 책의 또 다른 장점은 누군가에게 필요한 물건을 척척 만들어주는 ‘박사’가 되고 싶었던 소년이 삼성전자의 리더가 되는 생생한 과정이 흥미롭게 펼쳐진다는 것이다. 예스24 김현주 MD는 ‘초격차’에 대해 “변화와 위기의 시대에 기업과 개인이 나아가야 할 길을 찾을 수 있는 책”이라고 말했다. ‘티끌은 모아 봐야 티끌’이라는 말을 절감하며, 늘 절약하고 돈을 모으는데 돈이 모이지 않는 고민을 하는 30대라면 ‘댄 애리얼리 부의 감각’을 주목해야 한다. 책은 행동경제학으로 돈에 대한 의사결정의 모든 것을 살펴봤는데, 당장 일상에서 바로 적용할 수 있게 독자의 보다 현명한 선택을 돕는다. 인터넷 교보문고 한유선 경제경영 MD는 “예산 없고 의지력 없는 평범한 사람이라도 불황 호황 관계없이 돈의 세상에서 제대로 살아남기 위한 마인드를 키워줄 책”이라고 설명했다. ‘배달의 민족’ ‘스페이스오디티’ ‘에어비앤비’ ‘트레바리’ 등 2030 젊은이들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상에서 ‘좋아요’를 눌러봤을 법한 ‘핫한’ 스타트업 마케터들의 세계를 보여주는 ‘브랜드마케터들의 이야기’(비즈니스북스)도 눈길을 끈다. 한유선 MD는 “이제 막 일을 시작한 사람들, 달라진 시대와 환경에서 적응해 나가는 20대에게는 실제로 일을 실행하는 젊은 실무자들의 이야기가 더욱 필요하고 와닿을 것”이라며 “책은 2030에게 잘 알려진 브랜드의 잘 알려지지 않은 브랜드 마케터들의 뒷 이야기를 들려준다”고 말했다.
◇에세이=엄마, 며느리를 비롯해 ‘여성 이야기’가 최근 에세이 트렌드가 된 가운데 특히 ‘며느라기’와 ‘엄마의 언어로 세상을 본다면’이 단연 돋보인다. ‘며느라기’(귤프레스)는 SNS에 연재했던 인기 만화를 책으로 옮긴 것으로 갓 결혼한 여자 주인공 민사린을 통해 가정에서 가부장 제도가 어떤 모습으로 존재하고 작용하는지 그리고 우리 사회는 어떻게 그것을 받아들이게 하는지를 담담하게 그려 커다란 공감을 얻었다. 박정남 교보문고 구매팀 차장은 “드라마에 나오는 이상한 시어머니도 없고, 망나니 남편도 등장하지 않지만 그보다 더 충격적이고 강렬하다”며 “명절 전에 읽자. 두어 권 사서 남편도 읽고, 시부모님과 시동생들도 읽자”고 권했다. 30대 ‘보통 엄마’(부키)의 흔한 일상 그린 ‘엄마의 언어로 세상을 본다면’ 역시 여성들의 공감을 얻어내고 있다. 인터넷 교보문고 허영실 시에세이 MD는 “현재 30대를 살고 있는 엄마들의 흔한 일상을 그린 에세이며 동시에 결혼으로 인해 현실에 직면한 30대 기혼 여성의 인생 현장 보고서”라며 “명절이 오기 전 이 책을 통해 엄마들의 언어로 세상을 한번 볼 수 있다면 좋겠다”고 밝혔다. ‘아흔일곱 번의 봄 여름 가을 겨울’(양철북)은 강원도 양양 송천 마을에 사는 이옥남 할머니가 1987년부터 올해까지 쓴 일기 가운데 151편을 묶은 에세이다. 아흔일곱 살 이옥남 할머니가 한땀한땀 써 내려간 따사롭고 정겨운 이야기로, 명절이면 환하게 맞아주시던 외할머니 같은 책이다. 2014년 영화 평론집 ‘정확한 사랑의 실험’으로 주목 받았던 문학평론가 신형철이 4년 만에 새로운 산문집 ‘슬픔을 공부하는 슬픔’(한겨레출판)을 펴냈다. 이번 산문집은 ‘한겨레21’에 연재됐던 ‘신형철의 문학 사용법’을 비롯해 각종 일간지와 문예지, 예술잡지 등에 연재했던 88편의 글을 모아 엮었다. 예스24 김도훈 MD는 신형철의 신작에 대해 “꼬리에 꼬리를 무는 책 읽기의 시작이 될 책”이라고 평가했다.
◇인문·과학=‘방구석 미술관’(블랙피쉬)은 미술 팟캐스트에서 독보적 1위에 빛나는 진행자 조원재가 엮어낸 미술 교양서로, 긴 연휴 ‘미술 입덕’을 원하는 이들에게 제격이다. 책은 어렵게만 느껴졌던 미술이 가볍고 재밌다는 생각마저 들게 한다. ‘이게, 행복이 아니면 무엇이지’(웨일북)는 인문 고전과 심리학으로 전하는 행복해지는 법에 대해 이야기 한다. 저자가 직접 포착한 행복의 순간들은 인간의 행복감을 좌우하는 요소에 관한 심리·철학·문학적 배경과 엮이는데, 그곳에 우리가 얼마간 잊고 살았던 ‘작지만 꾸준한 행복’의 기술이 있다. ‘인간관계가 불편한 사람을 위한 뇌과학’이라는 부제가 붙은 ‘나의 뇌는 나보다 잘났다’(을유문화사)는 독일 아마존 과학분야 베스트셀러 1위로, 사회신경과학자인 저자가 뇌 과학으로 얽히고설킨 인간관계의 문제들을 통쾌하게 파헤쳤다. “왜 저래?” “나는 또 왜 이래?” 타인 혹은 나 자신과의 시간 속에서 한번 쯤 품게 될 관계에 대한 질문들에 대한 유쾌·발랄한 대답이 눈길을 끈다.
◇소설=한국외국어대학교 그리스학과 명예교수이자 그리스학 전문가인 유재원이 1975년 한국에 처음 소개된 지 40년 만에 처음으로 ‘그리스인 조르바’(문학과지성사)를 중역이 아닌 그리스어 원전으로 번역했다. “작가의 숨소리 마저 담았다”는 평가를 받는 이 책에는 자유로운 영혼을 상징하는 문학 속 대표인물 조르바의 호탕하고 거칠 것 없는 모험에 유쾌한 웃음, 가슴 뛰는 설렘이 가득하다. 확고한 팬덤을 구축한 류시화 시인의 신간 ‘인생우화‘(연금술사)’는 어른들을 위한 동화다. 교보문고 뉴북스 박수진 과장은 “읽을 때는 ‘이런 바보들, 진짜 웃기네’ 하면서 큭큭 웃지만 읽고나면 어쩐지 그 바보들의 모습이 나에게 겹쳐지면서 마음 한 구석이 콕콕 쑤신다”며 “짧은 분량의 이야기 모음이라 차 안에서 읽어도 무리가 없다는 것도 장점”이라고 말했다. ‘소설보다 : 봄-여름 2018’(문학과지성사)은 김봉곤, 조남주, 김혜진, 정지돈 등 동시대가 주목하는 젊은 작가들의 단편을 담았다. 예스24의 한 관계자는 “젊은 작가들의 좋은 소설을 읽는 즐거움으로 가득한 책. 부담스럽지 않게 가지고 다니면서 읽기 좋은 소설집”이라고 평했다.
◇생활=공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셀프 인테리어’ 등 인테리어 관련 서적이 잇달아 출간되는 가운데 ‘좋아하는 곳에 살고 있나요’(휴머니스터)는 단연 눈길을 끈다. 인터넷 교보문고 최지환 MD는 “마음이 헛헛할 때 정리를 하고는 하는데, 스트레스를 받을 때 가만히 있으면 오히려 더 스트레스를 받기 마련”이라며 “공간디렉터 최고요 작가의 셀프 인테리어 이야기, 좋아하는 곳에서 잠깐 쉴 수 있다면, 그 자체로 명절트레스를 덜 수 있지 않을까”라며 ‘좋아하는 곳에 살고 있나요’를 추천했다.
/연승기자 yeonv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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