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려가 ‘호평’으로 바뀌었다. ‘안시성’ 남주혁이 조인성, 배성우, 박병은, 오대환 등 선배 배우들과 견주어도 부족함 없는 자연스러운 연기를 보여주며 성공적인 스크린 데뷔를 마쳤다.
쏟아지는 호평에 남주혁은 ‘폐만 끼치지 말자’는 생각으로 영화를 촬영했다고 담담하게 소감을 전했다. 첫 영화, 첫 사극, 첫 액션 영화 등 “모든 게 처음이었다”는 남주혁은 “주변에서 많이 칭찬은 해주셨는데, 첫 영화다 보니 아직 잘 모르겠다”고 솔직한 심경을 전했다.
언론과 관객의 쏟아지는 호평에 좀 더 이 칭찬을 즐겨도 좋을 듯 한데, 남주혁은 “‘칭찬받아 너무 감사하다’고 생각하는 스타일은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호평은 저에게 부담감으로 다가오기도 해요. 더 잘 준비해서 앞으로 더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을 하죠. 저는 절대 자만하는 스타일이 아니에요. ‘다음에 어떻게 더 잘해야지?’ 란 생각을 먼저 하니까요. 이게 자만심이 된다면, 제 자신이 너무 싫을 것 같아요. 노력한 것에 대한 칭찬으로 받아들이라고 하시는 분들의 의견도 이해해요. 하지만 제가 이 작품만 노력하고, 다른 작품은 노력을 하지 않은 건 아니에요. 전 똑같이 준비했지만 관객들이 달리 느낀다면 저란 배우가 불안정하기 때문 아닐까요. 호평을 받으면 이게 꾸준히 갈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그렇게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지난 19일 개봉한 영화 ‘안시성’(감독 김광식)은 가장 극적이고 위대한 승리로 전해지는 88일간의 안시성 전투를 그린 초대형 액션 블록버스터. 360도 스카이워커부터 로봇암 등 첨단기술을 활용해 펼쳐진 강렬하고 세련된 전투신으로 한국형 전쟁 블록버스터의 신기원이라는 평가를 듣고 있다.
남주혁은 ‘220억 대작’ 영화 ‘안시성’에서 고구려 태학도 수장 ‘사물’ 역으로 맹활약했다. 사물은 극중 연기소문(유오성)에게 양만춘(조인성)을 죽이라는 비밀 지령을 받고 안시성으로 보내진다. 사물은 영화의 시작부터 끝을 책임지는 중심축을 맡았을 뿐 아니라, 작품의 내레이션까지 맡고 있고 양만춘과 함께 주역으로서 책임감을 지닌 인물.
“사물은 학도병이자, 관객이 이 영화 속에 잘 들어올 수 있도록 돕는 관찰자라고 생각했어요. 처음엔 사물은 양만춘이 이기적일 거라고 예상했는데, 막상 양만춘을 보니 그가 많은 사람이 믿을 수 있는 성주라고 생각한 거죠. 관찰자 시점으로 영화 안에서 벌어지는 사건과 인물들을 바라보고 있죠. 때론 관객의 시선에서 양만춘을 바라보기도 해요. 또 사물은 이야기 속에서 성장해 가는 캐릭터입니다. 참 매력적으로 다가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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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만춘 장군을 만나 성장한 사물은 이야기꾼 임무를 훌륭히 수행해냈다. 남주혁은 김광식 감독이 원하는 다양한 쓰임을 영리하게 소화해냈다. 김광식 감독은 “남주혁은 한번 말하면 바로 이해하는 영리한 배우이다”며 “디렉션이 필요 없었다”는 칭찬을 전하기도.
남주혁은 ‘사물’이 소년에서 청년으로 성장해가듯, 7개월간 ‘안시성’을 찍으며 베테랑 선배 배우들 사이에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고 밝혔다. 그만큼 연기를 넘어 사람을 대하는 태도를 배웠던 시간이었다.
“ 사물이 양만춘 장군을 보면서 ‘저런 사람이 돼야지’라고 느끼는 것 처럼, 저 역시도 형님들을 보면서 그런 감정을 느꼈어요. 조인성 형도 그렇고, 병은이 형, 성우형을 보면서 많이 배웠어요. 후배들 뿐 아니라 스태프를 잘 끌어주시는 분들이죠. 연기적인 것 뿐 아니라 일상에서 사람을 대하는 태도에서도 많이 배웠죠. 높은 위치에 있을 때, 더 낮게 자세를 낮춘 양만춘 성주처럼, 겸손한 태도로 사람을 대하시는 분들이세요. 저 역시도 그렇게 살아간다고 생각했는데, 형님들을 보면서 아직 부족하다는 생각을 했어요.”
남주혁은 고뇌하고 흔들리는 사물의 복잡미묘한 감정을 디테일하게 표현해내며, 영화의 마지막까지 완성도를 더했지만, “개봉 전부터 기대보다 우려가 많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고 털어놨다. 그렇기 때문에 그의 꿈은 “보다 나은 자신이 되는 것”이다.
“기술 시사 때 제 연기만 보고 ‘큰일났다’ 싶은 생각이 들 정도였어요. 보완해야 할 부분만 보이던 걸요. 이제 첫 번째 영화를 시작하게 된 거고 좋은 기회가 있다면, 마다할 이유 없이 해야죠. 쉬지 않고 일하고 싶어요. ‘안시성’ 홍보가 아직 남아있으니 더 집중하고, 이 모습을 꾸준히 보여드려서 더 나아진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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