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 한 잔’, ‘또 다시 사랑’, ‘내가 저지른 사랑’ 등 발표하는 곡마다 폭넓은 층의 사랑을 받고 있는 임창정이 신곡 ‘하루도 그대를 사랑하지 않은 적이 없었다’로 또다시 인기몰이 중이다.
“주변에 지인들에게 선물을 준 것만으로도 됐다”며 자신은 결과는 연연하지 않는다 했지만, 지난 19일 발매된 그의 신곡은 각종 음원사이트 실시간 차트 1위를 휩쓸며 ‘국민 가수’라는 이름값을 증명했다.
임창정은 약 1년 만에 발매한 정규 14집 앨범에 타이틀곡 ‘하루도 그대를 사랑하지 않은 적이 없었다’를 비롯해 총 14개의 트랙을 수록, 임창정 고유의 색깔을 담아냈다.
특히 담담하면서도 솔직하게 풀어낸 특유의 가사와 함께 도전정신을 불러일으키는 극강의 고음은 오랫동안 임창정을 기다린 팬들에게는 큰 선물이 됐다. 한 명의 팬이라도 남아있는 한 계속 노래를 하고 싶다는 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Q. 기존 곡 스타일과는 굉장히 다른 색깔이다
: 젊은 친구들, 심지어 내 아들 친구들도 내 이름을 많이 알고 있더라. 그 사람들에게도 내가 뭘 하는 사람인지 알려주고 싶다는 생각에 늘 했던 것과는 다른 시도를 해봤다. 멜로디 라인 구성은 비슷하지만 비트감이 조금 더 강조됐다. 현, 기타 정도만 리얼로 하고 나머지는 미디 장비로 작업을 했다. 지인들도 처음에 듣고 당황하더라.
Q. 곡에 어떤 이야기를 담고 싶었나
: 살면서 우리가 한 명만 사랑하는 것은 아니지 않나. 사랑하면서 살아가지만 살아가기 때문에 사랑을 하기도 한다. 그런 이야기를 담아보고 싶었다.
Q. 제목이 굉장히 긴데 특별한 이유가 있나
: 딱 떨어지는 제목도 좋지만 긴 제목도 좋아한다. 이전에 발표한 곡 중에서도 제목이 굉장히 긴 노래가 있었다. 남자 입장에서 사랑했던 한 여자에 대한 후회와 미안함이 있다면 이런 얘기를 할 것 같아서 정해본 제목이다.
Q. ‘사랑’이라는 주제를 주로 쓰는 이유가 있나
: 인생이나 고마움에 대한 주제도 많이 써보려 했지만 나는 잘 못 쓰겠더라. 반면 사랑 이야기는 전문가 같은 느낌이 있다. 주변에서 사랑하고 헤어질 때 내가 참견을 많이 한다(웃음). 내가 직접 작사, 작곡을 하다보니 이 멜로디에 이 가사가 잘 어울릴 거라는 걸 본능적으로 느낀다. 나는 그게 사랑 이야기와 가장 잘 어울리는 것 같다.
Q. 지금도 고집스럽게 정규 앨범을 꾸준히 내는 이유가 있나
: 내가 정규를 고집한다기 보다는 회사의 의견에 맞추는 편이다. 회사에서 정규가 좋겠다 하면 나는 거기에 맞춰 곡을 만들고, 디지털 싱글을 원하면 또 거기에 맞춘다. 곡만 생각하면 사실 디지털 싱글을 내고 싶다. 이번 앨범에도 신곡만 10곡이 들어갔는데 내 팬들이 아니면 타이틀곡 밖에 모를 거다. 팬들이 이제는 어느새 팬에서 지인이 됐다. 정규앨범은 이들에게 주는 선물 같은 거다. 이들에게 좋은 곡을 더 들려주고 싶고 인정받고 싶다. 이번에도 팬들과 함께 만나서 전곡을 다 들려줬다. 타이틀곡이 어떤지 맞춰보라 물었는데 15명 중에 13명이 맞췄다. 음악 취향이 다 다른데도 타이틀은 이 곡을 했으면 좋겠다고 그러더라.
Q. 남자들이 더 좋아하는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나
: 숨어있는 여자들이 얘기를 안 하니까(웃음). 아무래도 내가 남자다 보니 남자의 입장에서 감성을 전달한다. 듣는 분들이 ‘나도 이랬었지’하는 마음으로 추억을 떠올리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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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아들들은 듣고 뭐라고 하던가
: 몰아서 두 번을 간신히 들려줬다. 게임하는데 귀찮았는지 ‘좋아요 좋아요’라고 하는데, 걔들한테는 그게 최고의 찬사다.
Q. 작업은 제주도에서 마쳤나
: 서울에 있는 악기를 제주도에 다 갖고 내려와서 집 3층에 작업실을 만들었다. 이전까지 멧돼지랑 멜로디가 나오면 서로 메신저로 보내주고 수정하는 과정을 거치다 보니 진행이 더뎠다. 결국 멧돼지에게 제주도에서 한 번에 싹 정리하자고 했다. 그런데 뜻하지 않게 거의 사육이 됐다. 음식 넣어주고 작업하고를 반복했다. 그 작업실에서 처음 만든 노래가 이번 앨범 타이틀곡이다.
Q. 듀엣 하고 싶은 여자 후배가 있나
: 내가 얘기한다고 해줄까. 오히려 누가 하자고 하면 웬만하면 다 해야 한다(웃음).
Q. 목 관리나 몸 관리는 어떻게 하고 있나
: 컴백 준비하면서 조금 더 멋있는 모습 보여드리려고 두 달 동안 운동을 열심히 했다. 8kg 정도 뺐다. 5년 전에 담배를 끊었듯이, 술도 끊겠다고 했는데 지인들이 내가 술을 끊으면 재미가 없을 것 같다고 자기는 목숨을 끊겠다고 하더라. 최근 열흘 끊었는데 계속 해보려고 한다.
Q. 부르기 힘든 곡에 대한 자부심이 있는 것 같다
: 나는 절대음감이 아니라 상대음감이다. 이게 이렇게 높은지 쓸 때는 잘 몰랐다. 녹음 부스에 들어가서 노래를 불렀는데 완창이 안 돼서 반 키를 내렸다. 행사를 가서 부르는 데 최초로 중단이 될 정도였다. 간신히 불렀다. 아마 이렇게 어렵게 부르는 건 이번이 마지막일 것 같다. 이제 내 자신을 알았다(웃음).
Q. 지난번에도 이렇게 어려운 곡은 마지막이라고 했던 것 같은데
: 곡 자체가 높다는 걸 인지를 못 했던 것 같다. 이건 그다지 잘한 짓이 아니다(웃음). 녹음을 마치기 전에 낮춰서 불러야 했는데 실수한 것 같다. 사실 최근에 성대결절인 줄 알고 병원을 다녀왔다. 계속 녹음을 하고 방송을 하면서 목이 안 좋았는데 최악의 상태가 됐다. 이게 그 말로만 듣던 성대결절이구나하고 병원을 갔는데 다행히 성대결절은 아니라더라. 이유는 나이와 술이었다. 한편으로는 안심이 되고 한편으로는 서운했다. 이제 내 목도 내 맘대로 안 되는구나를 절실히 느꼈다.
Q. 대중들이 어떤 반응을 보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나
: ‘세련미가 더해졌다’는 반응이었으면 좋겠다. 내 창법이 구성진 편이다. 그런 것들을 싫어하시는 분들도 있는데, 그분들이 듣고 임창정 노래가 세련됐다는 생각이 들었으면 좋겠다. 임창정도 이렇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해주셨으면 좋겠다.
/이하나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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