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요타자동차가 60년간 지켜온 국내 판매체제를 개편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도요타가 제품에 따라 4개 판매망으로 나뉘었던 기존 판매 시스템 대신 각 매장에서 모든 차종을 판매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27일 보도했다. 도요타는 오는 2025년까지 일본 내 총 5,000개 매장에서 차종 구분 없이 차량을 판매하는 시스템을 구축할 방침이다.
도요타는 일본 내에서 60여년간 차종에 따라 판매망을 4개 채널로 구분해 운영해왔다. 프리미엄 차량은 도요타(Toyota)점, 중간급은 도요펫(Toyopet)점, 소형차는 코롤라(Corolla)점, 젊은 소비층을 겨냥한 제품군은 넷츠(Netz)점에서 각각 판매됐다.
이번 개편으로 판매 차종을 구분하는 방식은 사라지지만 4개 판매망의 이름은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도요타는 또 내수시장을 겨냥해 개발하는 차종을 현재 60종에서 절반으로 줄이기로 했다. 마이니치신문은 소식통을 인용해 엔진과 차체가 동일한 제품을 통합한다고 설명했다.
■오랜 판매방식 전환...왜?
27년만에 자동차 판매량 30%↓
모든 차종 영업점 구분없이 판매
도요타가 60년 넘게 유지해온 판매방식에 변화를 주는 것은 신차 소비가 줄면서 기존 판매방식의 효율성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일본의 국내 자동차 판매량은 지난 1990년 778만대로 정점을 찍고 지난해 523만대로 후퇴하면서 27년 만에 30% 줄었다. 이러한 이유로 이미 닛산·혼다 등 경쟁사들은 도요타에 앞서 판매망 통합에 나선 상태다.
니혼게이자이는 “국내 자동차 시장이 팽창기였을 때 도요타는 판매망 구분으로 각기 다른 소비자들을 사로잡을 수 있었다”면서 “하지만 인구가 줄면서 성장세에 대한 의구심이 늘었고 이는 판매전략 재편의 필요성을 키웠다”고 설명했다.
차량공유 서비스가 인기를 끌면서 신차 판매 대신 차량공유 사업의 비중을 늘리려는 전략적 이유도 작용했다. 이미 미국 차량공유 업체 우버에 5억달러를 투자하며 차량공유 사업에 대한 의지를 드러낸 도요타는 내년 봄부터 국내에서 차량공유 사업을 시작한다. 도쿄 직영판매점에서 시작해 전국 지방판매점이 자발적으로 참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창영기자 kcy@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