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국민요금 소득대체율 인상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노총의 요구안에는 보험료 지원기준 확대 등 국가 부담을 늘리는 안이 대거 포함돼 ‘연금 고갈’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추후 협의 과정에서 상당한 논란이 예상된다.
민주노총은 28일 국민연금 개혁 요구안을 발표했다. 민주노총은 연금 소득대체율을 현 수준인 45%에서 유지하고 추후 50% 인상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2007년 국민연금 개혁에 따라 현재 45%인 소득대체율은 매년 0.5%포인트씩 감소해 오는 2028년 40%까지 내려가도록 설계돼 있다. 지난달 제4차 국민연금재정추계위원회는 현 제도하에서 국민연금 기금이 2042년 적자로 돌아서 2057년 소진될 것으로 전망했다.. 국민연금제도발전위원회는 추계위원회의 추산에 근거해 소득대체율 인하를 멈추는 대신 보험료율을 2%포인트 인상하거나 소득대체율을 현 체제대로 인하하고 수급개시 연령을 늦추는 두 가지 안을 제안하며 연금 안정성을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민주노총은 △국가 지급 보장의 법률 명문화 △영세 자영업자 보험료 지원 △기초연금액 30만원 조기 인상 등 국가 책임을 대폭 확대하는 방안을 주장했다. 국가의 국민연금 지급보증 의무를 명문화 하면 국가 부채가 621조원 늘어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지만 민주노총은 “지급보장이 명문화돼 있는 공무원연금도 충당부채는 산정하지만 공식적 국가부채에는 포함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현재 국가 재무제표상 공무원연금 충당부채는 국가 부채에 해당한다. 그러면서도 보험료율 인상 등 연금 재정 안정성 문제에 대해 민주노총은 사회적 대화의 과제로 넘겼다.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은 “노사정 대표자회의(경제사회노동위원회의 과도기적 조직)에서 연금 개혁 특별위원회가 구성되면 민주노총은 사회적 대화에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노총의 강경한 국민연금 개혁안은 다음 달 경사노위 복귀를 앞두고 대화 주도권을 가져가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1999년 경사노위의 전신인 노사정위원회를 탈퇴한 민주노총은 올 10월 대의원대회에서 경사노위 복귀를 결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단 강경한 안을 내세워 추후 진행될 국민연금 개혁에서 정부와 재계의 양보를 견인하겠다는 포석인 셈이다. 실제로 민주노총은 “정부가 사회적 대화와 논의에 회피한다면 11월 총파업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회적 대타협 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서 아직 국민연금 개편을 다루기로 확정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민주노총이 재정 안정화 대책이 빠진 소득대체율 상향 방안을 들고 나오자 관계 기관들은 “협의 과정에서 논의해야 할 문제”라며 선을 긋고 있다. 지난달 문재인 대통령이 국민연금 개혁방안에 대해 사회적 대타협 방식을 언급한 후 경사노위가 준비 절차를 밟고 있지만 관련 정책을 보건복지부와 국회가 논의할지, 경사노위가 주도할지 여부도 결정되지 않은 상황이다. 한국노총 측은 “소득대체율 인상에 대해서는 같은 입장이지만 협의를 거쳐야 할 문제”라고 밝혔으며 한 재계 관계자는 “(민주노총) 자신들의 의견일 뿐”이라고 말했다.
/변재현기자 humblenes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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