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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인터뷰②] 김남희 “‘미스터 션샤인’ 이응복·김은숙, 내 인생의 션샤인”

/사진=디에이와이엔터테인먼트




“이응복 감독님과 김은숙 작가님의 말도 안 되는 신뢰에 감사하다. 내가 미스터라면 감독님과 작가님이 나의 ‘션샤인’이다.”

김남희에게 2018년은 잊지 못 할 한 해가 됐다. 잠깐 얼굴을 비췄던 ‘도깨비’를 제외하고는 사실상 첫 드라마인 tvN ‘미스터 션샤인’으로 이름을 알렸고, 오랜 기간 교제한 여자친구와 결혼식까지 올리게 됐다. 일과 사랑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김남희의 앞길에 꽃길이 펼쳐졌다.

어디선가 혜성처럼 등장해 ‘미스터 션샤인’의 최고 화제 인물로 거듭난 김남희. 배우로서 그의 ‘처음’이 궁금해졌다. 그가 처음 연기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생각보다 단순하고 가벼웠다.

“고3때 공부도 안 되고 꿈도 없고, 부모님은 ‘도대체 뭘 하고 사는 거냐’며 잔소리를 했다. 삶이 뜨겁지 않았고 ‘나는 뭐하는 놈이지’라는 고민이 있었다. 그러다 학교와 집 사이에 있는 연기 학원을 발견했고 ‘연기를 하면 멋있어 보이겠다’는 막연한 생각을 하게 됐다. 연기를 하면 야쟈도 뺄 수도 있고 수능 공부도 안 해도 되니까. 진지한 생각 없이 충동적으로 시작하게 됐다.”

하지만 충동적이었던 시작과 달리 그는 연기에 운명적인 끌림을 느꼈다. 단순히 멋있어 보일 것 같아 시작한 연기는 한 번도 느껴보지 못했던 뜨거운 열정을 심어줬다. 그때부터 배우의 길에 발을 들였고 대학 진학을 시작으로 연극과 독립영화를 통해 활동하면서 연기 경력을 다져왔다.

“첫 날 학원에서 상담을 받고 마치 신세계가 열린 느낌을 받았다. 그 때부터 내 삶이 바뀌었다. 그 다음부터 연기를 시작했고 학교 선생님에게도 ‘연기를 해야 하니 야자를 빼 달라’고 말했다. 그랬더니 ‘종례시간에 연기를 해서 잘 하면 보내주겠다’고 하셨다. 그래서 친구들 앞에서 연극 ‘왕의 남자’의 공길을 연기했다. 친구들 뿐 아니라 믿었던 선생님마저 비웃더라. 열이 받아서 교실을 뛰쳐나왔다. 서러워서 눈물이 나더라. 그때 열심히 해야겠다는 마음을 먹었고 진지한 마음을 먹었다. 대학교를 졸업하고 연극이나 독립영화로 계속 활동하다 2013년 영화 ‘청춘예찬’으로 데뷔를 했다.”



/사진=디에이와이엔터테인먼트


그리고 데뷔 5년 만에 ‘미스터 션샤인’을 만났다. 유명 배우들을 제치고, 극 후반부 중요한 역할을 하는 모리 타카시 역을 따냈다. 배우 인생에 갑자기 찾아온 ‘션샤인’이었다.

“내가 무슨 팔자에 이런 작품을 하게 됐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나를 알리게 됐다. 사실 이 작품으로 내가 배우로서 인정을 받은 건 아니다. 워낙 캐릭터가 훌륭했고 독특했으니까 캐릭터 덕분에 내 이름을 같이 알리게 된 것 뿐이다. 덕분에 장인 장모님도 떳떳하게 뵐 수 있을 것 같다. 체면은 살리고 결혼식장에 갈 수 있게 됐다. 이제 앞으로의 연기 활동으로 진짜 평가를 받아야 한다. 지금의 션샤인이 이어질지 꺼질지는 내가 하기 나름이다.”

그가 연기한 모리 타카시가 유독 시청자들의 사랑을 많이 받았던 이유는, 연기를 대하는 그의 말에서 알 수 있었다. 타고난 기술도, 깊은 감정도 아닌 그저 온 몸을 바쳐 연기에 임해야 한다는 배우 김남희의 가치관은 연기를 통해 대중에게 고스란히 전달됐다.

“내가 정말 좋아하는 캐릭터고 애착이 가는 작품이 생긴다면 배우로서 모든 걸 다 쏟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연기를 감정으로 한다, 기술로 한다’ 이런 얘기들이 있지만 나는 연기는 온 몸으로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단순히 보는 사람이 ‘재밌다’고 느끼는 게 아니라 소름이 돋고 정신을 못 차릴 만큼, 그런 연기를 하고 싶다. 이것저것 다작을 하는 배우 보다는 한 작품을 찍더라도 길이길이 남을 수 있는 명작을 하고 싶다. 좋은 연기를 오랫동안 가치 있게 하고 싶다.”

/김다운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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