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술라웨시 섬에서 일어난 강진과 쓰나미(지진해일)로 사망자가 수천 명을 넘을 수도 있다는 추측이 나오는 가운데 이 지역의 지형 때문에 피해가 컸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30일 AP통신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인구 38만 명의 팔루(Palu)시까지 이어지는 만(灣)이 길고 좁아서 쓰나미를 좁은 공간으로 몰아넣어, 위험을 증폭시켰을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 28일 발생한 규모 7.5의 지진과 그에 이은 쓰나미로 숨진 사람은 이미 800명이 넘고 있다. 유수프 칼라 인도네시아 부통령은 “사망자 규모가 수천 명에 달할 수 있다”고 밝혔다.
팔루는 길이 10㎞, 폭 2㎞의 좁은 만의 끝 부분에 있다. 인도네시아의 지질학자 나즐리 이스마일은 “만 때문에 바닷물이 전부 모인다. 그리고서는 (쓰나미가) 높아진다”고 전했다.
쓰나미는 일부 지역에서는 3m 정도였지만 높은 곳에서는 6m까지 치솟았다.
과학자들은 이번 쓰나미의 발생 원인에 대해 이해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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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질학자 이스마일은 주향이동단층(strike slip), 즉 수직이 아닌 수평으로 이동하는 단층에 자리한 술라웨시 섬 해안에서 쓰나미가 일어난 것이 놀랍다고 말했다. 주향이동단층에서 발생한 지진은 일반적으로 수평으로 이동하기 때문에 다량의 물을 이동시키지는 않는다는 것이 일반적이다.
반면 2004년 인도네시아 수마트라 섬이나 2011년 일본 동북부처럼 해양판이 지각 아래로 가라앉는 섭입대(subduction zone)에서 지진이 일어나면 많은 양의 바닷물이 수직으로 이동하면서 파괴적인 쓰나미를 일으킬 수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쓰나미 연구자 압둘 무하리는 “지진의 충격으로 바닷속에서 산사태가 일어났기 때문일 수 있다”면서 “하지만 아직 아무런 증거도 없다”고 덧붙였다.
인도네시아는 1만7천 개 넘는 섬으로 이뤄져있다. 또한 많은 화산과 단층선이 원 모양으로 있는 ‘불의 고리’에 있어 지진에 취약하다. 지난 8월에도 관광객이 많이 찾는 롬복 섬에서 여러 차례 지진이 일어나 500명 넘게 사망했다.
/장주영기자 jjy033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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