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 왕국’에서 벗어나기 위해 세계 최대 규모의 태양광 발전단지 건설 등 미래 개척에 속도를 내던 사우디아라비아의 행보에 제동이 걸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30일(현지시간) 사우디 정부 관리들을 인용해 사우디아라비아가 일본 소프트뱅크와 함께 2030년까지 2,000억 달러(22조2,000억 원)를 투자하는 태양광 발전 사업을 보류했다고 보도했다.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 왕세자와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은 지난 3월 이 사업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이는 사우디와 소프트뱅크가 합작회사를 세워 20만MW(메가와트)의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는 태양광 발전단지를 사우디에 건설한다는 구상이다. 이 같은 발전용량은 1,400㎿ 규모의 한국형 원자로 143기에 해당한다.
사우디 정부와 소프트뱅크는 이 사업의 진행 상황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막대한 비용의 조달 문제가 가장 큰 걸림돌이 된것으로 지적된다. 1단계로 소프트뱅크의 비전펀드가 올해 10억 달러(1조1,000억 원)를 이 사업에 투자할 것이라고 손정의 회장이 밝혔지만, 실제 투자가 이뤄지고 있는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또 태양광 사업과 발전량 목표치에 대한 양측 합의의 구속력이 약하고 발전량의 일부를 다른 나라에 수출하는 것이 가능한지도 불분명하다는 것이 사우디 관리의 설명이다.
이런 점들을 고려해 사우디 정부가 더 광범위하고 실용적인 에너지 전략을 10월 말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사우디 관료는 소프트뱅크가 태양광 발전사업에서 배제되지 않겠지만 주도적인 역할을 하지는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당초 ‘탈(脫)석유’를 위해 2조달러 규모의 국부펀드를 조성하기로 하는 등 대대적인 경제구조 변화를 추진하고 있는 사우디는 이번 프로젝트를 기반으로 경제개혁에 더욱 박차를 가할 계획이었다.
/노현섭기자 hit812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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