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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경찰청, '퇴근 후 이성 부하에게 사적 연락 금지법' 도입

동성 간 연락·'단톡방'은 허용…규정 어겨도 처벌은 없어

젊은 실무직원 모임에서 기획…눈치 안 보고 퇴근하는 제도도 논의

자료사진 /연합뉴스




“맛집을 발견했는데 같이 가자”, “주말인데 뭐하니”

울산지방경찰청과 소속 경찰서, 지구대 등에선 상사가 업무 시간 외 이성 부하 직원에게 이 같은 연락을 하는 것이 1일부터 금지된다.

울산경찰청은 ‘퇴근 후 이성 하급자에 대한 사적 연락 금지법’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강한 의미를 담기 위해 ‘법’이라는 단어를 쓰기는 했지만, 실제로는 직장 규정이나 직장 문화 개선 운동에 가깝다.

이 규정은 상사가 퇴근 후 이성 부하 직원에게 전화, 문자메시지, 메신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으로 업무와 상관없는 사적인 내용을 일대일로 연락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다만, 퇴근 후라도 동성 간 연락이나 단체채팅방에서 하는 연락은 허용한다. 또 상급자가 규정을 어기더라도 따로 처벌할 수는 없다.



퇴근 후 안부를 묻거나 만취해 연락하는 행위, 온라인 정보 등을 일방적으로 반복해서 보내는 행위 등 하급자 사생활을 침해할 수 있는 행위를 금지했다.

이 규정은 또 ‘상급자는 이성 하급자의 친절함이나 만족스러운 반응이 사회생활에 필요한 예의에 바탕을 둔 것임을 항상 인지하고 이성적으로 호감 표시로 오해하지 않아야 한다’, ‘상급자는 가끔 그들은 당신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명언을 떠올리며 자신이 착각 속에 살고 있지 않은지 경계한다’ 등 상급자가 스스로 주의하는 내용도 담았다.

울산경찰청이 이런 규정을 마련한 것은 지난 8월 16일 발족한 젊은 실무직원 모임인 ‘블루보드’ 회의에서 직원 사생활 보호 제안이 나와서다.

차봉근 울산경찰청 기획팀장은 “임용된 지 얼마 안 된 여경 사이에서 상급자가 업무 시간 외 개인 연락을 하는 것을 불편하게 여긴다는 의견과 퇴근 후 개인 시간 보장이 필요하다는 제안이 많았다”고 말했다.

차 팀장은 “누가 봐도 문제 소지가 있는 사적 연락은 감찰 등으로 해결할 수 있다”며 “새 규정은 직장 문화 개선 차원으로 전국 지방경찰청 중 처음으로 시행한다”고 설명했다.

블루보드는 사적 연락 금지 외에 눈치 보지 않고 퇴근하는 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퇴근 인사를 상급자에게 별도로 하지 않고 퇴근하기, 집중업무 시간 도입 등도 논의 중이다. /이성문기자 smlee9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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