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여민관에 쌀로 만든 백범 김구 선생 초상화와 김구 선생 친필 글씨 액자가 걸려 문재인 대통령과 참모진들의 화제에 올랐다.
1일 오후 2시 청와대 여민관 3층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 앞서 문 대통령과 참모진들은 새로 걸린 김구 선생 초상화와 친필 글씨를 감상했다. 초상화는 이동재 작가의 2014년 작품이다. 아크릴로 채색된 캔버스 위에 쌀을 한 톨씩 붙여 제작했다.
옆에는 김구 선생의 친필 액자가 걸렸다. 김구 선생 유가족이 기증한 것으로 ‘踏雪野中去(답설야중거) 不須胡亂行(불수호난행) 今日我行跡(금일아행적) 遂作後人程(수작후인정)’이라고 적혀 있다. ‘눈 내리는 벌판 한 가운데를 걸을 때라도 어지럽게 걷지 말라. 오늘 걸어간 이 발자국들이 뒤따라오는 사람들에게 이정표가 되리니’라는 뜻이다. 낙관에는 ‘大韓民國三十年十月二十六日七十三歲百凡金九’라고 적혀 있다. 한글로 풀어쓰면 ‘대한민국 30년 10월 26일 73세 백범 김구’가 된다.
회의 시작 전 먼저 도착한 김현철 경제보좌관은 그림을 보며 “쌀알로 그린 거다. 원래는 호랑이 그림이 걸려 있었는데 최근에 바꾼 것 같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입장하려다 복도에 걸린 김구 선생 친필 액자 앞에서 발걸음을 멈추고 감상했다. 문 대통령은 “저 글씨는 마곡사에 걸려 있었던 것 아닌가?”라고 물었다. 이에 김의겸 대변인은 “낙관에 ‘대한민국 30년’이라고 써져 있는 것을 보면 돌아가시기 직전에 쓰신 게 아닌가 싶습니다”고 답했다. 장하성 정책실장은 문 대통령 곁으로 다가와 “유명한 서산 대사의 글입니다. ‘눈밭에 어지럽게 걷지 마라. 오늘 내가 걸어간 이 발자국들이 뒤따라오는 사람들에게 이정표가 된다’ 그런 뜻입니다”라며 “그 정도는 다 외우고 있는 것 아닌가”라고 말해 폭소를 자아냈다. 이후 수석보좌관회의가 시작됐다.
/이태규기자 class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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