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제작자 황모씨, 프로그램 개발자 김모씨, 사이트 운영자 김모씨 등 운영진 7명을 도박공간 개설 혐의로 구속했다고 1일 밝혔다. 이들은 중국 마카오, 필리핀 마닐라 등에 위치한 해외 카지노의 실시간 생중계 영상을 해킹해 자체 개발한 실시간 영상 캡처 프로그램 ‘마징가’를 연결해 영상을 보며 직접 베팅이 가능한 도박 사이트 42개를 개설했다. 기존 도박 사이트와 달리 도박자들이 끊김 없이 실시간으로 카지노 영상을 시청하면서 도박을 할 수 있어 실제 카지노에서 도박하는 듯한 생동감을 느낄 수 있게 했다. 또 PC뿐 아니라 모바일에서도 도박할 수 있도록 구현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도박 회원 수는 이전보다 90% 늘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7년 4월부터 1년간 거래된 도박금액이 약 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운영진은 6개 유령법인을 세우고 도박자금을 수십 차례 환전 및 입출금해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했다. 운영진이 챙긴 범죄수익은 800억원가량으로 추정된다. 이 도박 사이트에서 도박한 전체 회원들은 가정주부, 치과 의사 등 1만명으로 집계됐다. 최대 도박 판돈은 50억원에 달한다.
경찰은 베팅금액이 2,000만원 이상이고 도박 전과가 있는 상습 도박자 91명과 자금 세탁을 도운 임모씨 등 4명, 사이트 보호를 위해 동원된 조직폭력배 최모씨 등 9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 관계자는 “신분 노출 가능성이 적고 장소적 이동 없이 통신을 이용해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사이버 공간으로 도박자들이 몰리는 추세”라며 “사이버 공간 도박을 철저히 단속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지영기자 ji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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