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술라웨시 섬에서 진행되는 지진·쓰나미 피해 구조작업이 난항을 겪는 것으로 전해졌다.
강진이 발생한 지 사흘이 지났지만 술라웨시 섬 곳곳에서는 여전히 통신과 전기가 끊어진 상태로 구조 인프라가 열악하기 때문이다. 다리와 도로도 여러 곳에서 유실된 바람에 필요한 구호 중장비가 제대로 투입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인구 35만명이 거주하는 지역 중심도시 팔루 시의 경우 8층 호텔과 쇼핑몰, 이슬람 사원 등 주요 건물이 무너지는 등 심각한 피해가 발생했지만 구조작업이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현지 언론 등이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현재 재난당국은 병력을 투입해 수색과 구조에 나서고 있다. 굴착기 등이 일부 동원됐지만 본격 구조를 위해서는 더 많은 장비가 필요하다. 당국은 무너진 로아로아 호텔 내에 현재 50∼60명이 갇혀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재난당국은 또 팔루시 시내 4층짜리 쇼핑센터에서도 구조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영국 BBC방송은 “구조대원들은 무너진 건물 잔해를 수색하고자 중장비를 기다리고 있다”며 “여진 때문에 잔해 수색이 안전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얀 겔판드 국제적십자사 인도네시아 지부 대표는 CNN방송에 “파괴된 상황이 심각해 팔루로 들어가기가 쉽지 않았다”며 “도로와 다리가 휩쓸려갔고 공항도 피해를 봤다”고 설명했다.
그 와중에 구조작업을 진두지휘해야 할 팔루 시의 컨트롤 타워마저 사라져버렸다. 이번 지진으로 전·현직 시장이 모두 사망했다고 인도네시아적십자사는 밝혔다. 구조 현장을 지휘하면서 외부와 협조해야 할 이들이 없어진 것이다. 구조 현장에 혼란이 가중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인도네시아 당국은 국제사회의 지원을 기대하고 나섰다. 토마스 렘봉 인도네시아 투자조직위원회 위원장은 1일 트위터를 통해 “조코 위도도 대통령은 인도네시아가 지진·쓰나미 재해에 대해 국제사회의 지원을 받는 방안을 승인했다”고 언급했다. 렘봉 위원장은 “이를 위해 민간 부문 등과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엔 등 국제사회와 구호단체는 이번 재해와 관련해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아직 본격적인 구호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에서는 식수, 식품, 의약품, 의류 등 생필품이 크게 부족한 형편인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앞으로는 구조 상황이 조금씩 나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진으로 관제탑과 활주로가 파손된 팔루 무티아라 SIS 알-주프리 공항의 운영이 지난달 30일 오후 부분적으로 재개됐기 때문이다. 이로써 향후 이곳을 통한 구호물품 보급이 더욱 활발해질 수 있게 됐다. 그간 이 공항은 지진 발생 후 군용기 이착륙만 허용한 바 있다.
앞서 술라웨시 섬에서는 지난 28일 오후 규모 7.5의 지진이 발생했다. 이 때문에 발생한 쓰나미가 팔루 시 해변 등을 덮쳐 심각한 피해를 초래했다.
재난 당국은 이번 지진과 쓰나미로 최소 832명이 숨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현지 언론은 사망자 수가 이미 1,200명을 넘어섰고, 앞으로 수천명에 달할 것이라는 보도를 내놓고 있다. /이서영인턴기자 shyu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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