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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의학상 日교수 "과학은 다수결 아냐…기존 개념 깨야"

혼조 교수 "기존 개념 깨트리는 소수파 속에서 새 성과 나와"

혼조 다스쿠 교토대 특별교수가 지난 1일 올해 노벨 생리의학상 공동수상자로 결정된 직후 일본 교토(京都)의 교토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올해 노벨생리의학상 공동 수상자로 혼조 다스쿠 교토대 특별교수(76)가 선정되자 일본 언론은 대서특필하며 높은 관심을 보였다.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혼조 교수는 1일 인터뷰에서 자신의 좌우명이 유지경성(有志竟成·뜻이 있으면 반드시 이뤄낸다는 뜻)이라고 밝혔다. 그는 “실험을 하다 보면 실패하는 것이 당연하다”면서 “그때마다 기가 꺾이면 안 된다”며 “불가능은 없으니 반드시 길이 있다는 생각으로 (연구를) 해 왔다”고 고백했다. 또 도쿄신문은 그가 연구에 필요한 비용을 이야기하는 후학에게 “돈은 집을 팔아서라도 준비할 테니 실험할 수 없다고 말하지 말라”고 호통을 친 일화에 대해 소개했다. 요미우리신문은 혼조 교수가 “과학은 다수결이 아니다”며 “기존 개념을 깨뜨리는 소수파 속에서 새로운 성과가 나오는 것”이라는 신념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혼조 교수는 아사히신문과의 인터뷰를 통해 시대를 바꾸는 연구에 ‘6개의 C’가 필요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는 호기심(Curiosity), 용기(Courage), 도전(Challenge), 확신(Confidence), 집중(Concentration), 지속(Continuation)을 의미한다.



그 밖에 혼조 교수는 “기초연구를 하는 사람이 줄고 있다”며 “기초연구에 대한 꿈을 갖는 것이 사라지고 있다”고 걱정하며 젊은 연구자를 지원할 수 있는 환경 마련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일본 언론 또는 전문가와의 전화 대담 등에서 자신의 수상으로 기초연구 분야의 “젊은 사람이 힘을 얻기를 바란다”고 기초분야의 중요성에 대해 거듭 강조했다. 혼조 교수는 ‘PD1’이라는 단백질을 발견한 때가 1992년이었다는 것을 말하며, “생명과학에는 시간이 걸린다”며 “(지원금으로) 1억엔(약 10억원)을 냈으니 5년 후에 5억엔, 10억엔이 된다는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연구만큼 즐거운 인생은 없으니 젊은 사람이 이 분야에 참가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실제로 혼조 교수의 연구 분야가 일본의 연구 수준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 면역학이긴 하지만 일본 내에서도 기초연구에 대한 지원 감소가 문제로 인식되고 있다. 요미우리신문은 면역학 분야가 일본의 연구 수준이 전통적으로 높은 ‘특기’ 분야지만, 최근 대학과 연구기관에 대한 운영 지원금이 줄어 면역학 같은 기초연구의 쇠퇴가 우려된다고 보도했다.

혼조 교수는 제임스 앨리슨 미국 텍사스 MD앤더슨 암 센터 교수와 함께 면역 메커니즘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면역관문 수용체(immune checkpoint receptor)를 발견하고 그 기능을 규명한 업적으로 올해 노벨생리의학상을 공동 수상했다. 면역관문 수용제는 인체에서 면역기능을 활성화 또는 비활성화시키는 일종의 스위치 역할을 한다. 면역력이 떨어졌을 때에는 작동시간을 늘려 방어기능을 최고로 올리지만, 지나친 면역 활성으로 정상 세포가 손상되면 활동시간을 줄이는 식이다. 두 교수의 연구는 면역세포를 활성화시켜 암세포를 공격하는 면역관문억제제(면역항암제) 개발로 이어졌다. 기존의 항암제가 암세포나 암 유전자를 직접 공격하는 방식이었다면, 면역 항암제는 환자의 면역세포를 활성화해 암을 치료하는 개념이다. 면역항암제는 현재 악성 흑색종(피부암)과 폐암을 비롯한 일부 암 치료에 사용되고 있다.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현재 2만5,000명 이상의 치료에 이 약이 사용된다. 이대호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교수는 “면역 항암제의 장점은 일반 항암제보다 상대적으로 부작용이 적고 효과가 오래 지속되기 때문에 장기 생존이나 암의 완치까지도 바라볼 수 있는 것”이라며 새로운 항암제에 대해 설명했다. /노진표 인턴기자 jproh93@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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