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꽃은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무궁화’라고 대답하지 못하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무궁화는 어디까지나 우리나라의 상징으로 쓰이는 꽃일 뿐 정식 국화(國花)는 아니다. 무궁화를 법률상 국화로 만들기 위한 법안이 지난 2012년부터 추진됐지만 정치권의 무관심 속에 6년째 낮잠만 자고 있다.
2일 행정안전부 등에 따르면 태극기의 경우 ‘대한민국국기법’에 따라 국기로 지정돼 정부가 관리하고 있지만 무궁화가 법적으로 국화라는 근거는 없다. 이 때문에 무궁화가 한국의 상징 꽃이라는 법적 근거를 마련해 국화로 명문화하기 위한 법안이 국회에 제출됐지만 폐기되거나 계류 중인 상황만 거듭하고 있다.
2012년 박완주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이명수 자유한국당 의원이, 2015년 이노근 전 자유한국당 의원이 무궁화를 국화로 지정하는 내용을 담은 ‘대한민국 국화에 관한 법률안’을 대표발의했지만 임기 만료로 폐기됐다. 이후 박완주·이명수 의원이 2016년 이 법안을 재발의했고 같은 해 홍문표 한국당 의원도 비슷한 내용의 ‘대한민국 나라꽃에 관한 법률안’을 냈지만 모두 국회 상임위인 행정안전위에 계류 중이다. 박 의원은 “미국 등 외국에서는 국화를 법률로 정해 그 위상을 높이고 있다”며 “태극기가 법률에 따라 제작·게양·관리되듯 무궁화도 법적 근거를 마련해 관리하고 국민의 애국정신을 고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행정안전부 관계자는 “우리 민족은 오래전부터 무궁화를 하늘나라 꽃으로 귀하게 여겼고 조선 말 개화기 이후 애국가에 ‘무궁화 삼천리’라는 가사가 들어가면서 국가 상징 꽃으로 자리 잡았다”며 “무궁화가 국화라는 법률적 근거를 만들어 체계적인 관리와 홍보 등을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정욱기자 myk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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