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취임 일성으로 교육정책 결정기구인 국가교육위원회, 미래교육위원회를 발족하겠다고 밝혔다. 또 고교 무상교육을 내년까지 앞당겨 실시하겠다는 포부를 피력했다. 유 사회부총리가 정치적 갈등 끝에 겨우 임명장을 받았지만 앞으로의 행보는 첩첩산중이다. 각종 문재인 정부의 교육개혁 과제를 추진해야 하지만 야당과 시민사회의 싸늘한 시선, 다음 총선 출마로 인한 ‘시한부 임기’ 가능성 등 넘어야 할 장애물이 만만찮다.
문재인 대통령은 2일 야당의 반대 속에 유 부총리에게 임명장을 수여했다. 문 대통령은 “교육의 근본적 개혁이 필요하다는 것은 다 공감하지만 생각의 방향은 다 달라 어렵다”며 “교육의 완전국가책임제, 고교무상 교육 등의 공약을 차질없이 이행해달라”고 주문했다. 유 부총리는 이 자리에 시어머니와 함께 나와 눈길을 끌었다.
유 부총리는 임명장을 받은 뒤 곧바로 정부세종청사 교육부로 내려갔다. 그는 취임식에서 “교육 거버넌스 개편을 추진하겠다. 국가교육위원회를 2019년에 출범시키겠다”며 “미래교육계획을 마련하기 위한 ‘미래교육위원회’도 발족하겠다”고 강조했다. 고교 무상교육은 내년에 조기 실현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정국 경색 위기 속에 어렵게 취임했지만 유 부총리의 앞길은 순탄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전임인 김상곤 전 부총리 임기 동안 극도로 혼란에 빠진 교육현장을 안정시켜야 한다. 지난 8월 발표된 2022학년도 대학입시제도 개편은 정시 대폭 확대를 요구한 보수 진영과 수능 절대평가를 주장한 진보 진영 모두의 비판을 받고 있다. 고교학점제와 수능 절대평가 추진 작업도 비우호적인 여론 탓에 쉽지 않다.
당장 올해 말까지 ‘정책숙려제 2호 안건’으로 지정한 어린이집·유치원 방과 후 영어교육 금지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공교육 정상화를 위해 반드시 추진해야 할 과제지만 학부모들의 거센 반발을 이겨내야 한다. 당면한 첫 과제를 제대로 풀지 못하면 임기 초반부터 국정 추진동력을 충분히 얻지 못할 위험이 있다. 지속적인 인구 감소에 따른 대학 구조개편, 전교조 법외노조 문제 해결 등 이어진 과제들도 난제다.
가장 어려운 문제는 주어진 과제는 많은데 추진동력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당장 임명 과정에서의 논란으로 야당 협조는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오는 2020년 4월 총선 출마 여부에 따라 길어야 ‘15개월짜리’ 시한부 부총리가 될 수 있는 상황이라 교육부 내부 장악도 어려울 수 있다. 유 부총리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그때 가서 판단할 것”이라며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교육 내외적인 부분들에 대한 논란과 우려의 목소리가 많이 제기되고 있다”며 “명쾌한 해명이 이뤄지지 않은 가운데 임명된 것에 대해 선뜻 동의하기 어렵다”고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세종=신다은기자 진동영기자 j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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