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웨이트 정부가 최근 도서 검열과 금지를 강화하고 있다고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NYT)가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쿠웨이트 정부의 검열 대상이 된 책은 조지 오웰의 소설 ‘1984’에서부터 미켈란젤로의 다비드상 사진이 들어간 백과사전, 디즈니의 ‘인어공주’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NYT에 따르면 다비드상에는 국부를 가리는 무화과 잎이 없고, 인어공주는 상의가 비키니라는 이유로 금서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지난 8월 쿠웨이트 정부는 2014년 이래 4,390종의 책을 금지했다는 점을 인정했다. 올해에만 수백 종에 이른다.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소설 ‘백 년 동안의 고독’의 경우 아내가 벌거벗은 남편을 보는 장면 때문에 금지됐다.
하지만 검열이 대부분 지역 서점이나 출판사에만 적용돼 해외 온라인 서점에서 책을 배송받으면 금지 조치를 피할 수 있다는 것을 꼬집기도 했다. 한 쿠웨이트 검열반대 단체의 활동가는 “이제 책은 마약처럼 되고 있다”면서 “금서 거래상을 둬야 할 판”이라고 말했다. 현지 활동가와 작가들은 도서 검열에 항의하기 위해 지난달 세 차례 집회를 가졌다.
이처럼 도서 검열이 강화되는 이유는 쿠웨이트 정부가 쿠웨이트 의회에서 세를 확장하고 있는 보수 세력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편 쿠웨이트 정부는 지난 5년에 걸쳐 20만8,000 종의 책 가운데 4,300종만 금서로 지정됐다면서 이는 전체의 2%에 불과하며 일부 책은 미국과 유럽 등 다른 국가에서도 금지돼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권혁준인턴기자 hj7790@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