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 이사회 의장에서 물러나기로 한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의 후임으로 ‘미디어 황제’ 루퍼트 머독의 차남 제임스의 이름이 거론된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스(NYT)는 2일(현지시간) 소식통들의 말을 인용해 테슬라의 몇몇 이사가 제임스 머독 21세기폭스 CEO에게 차기 의장직을 맡기자고 제안했다고 밝혔다. 머독 역시 테슬라 이사를 맡고 있다. 다만 머독이 스스로 의장직에 자원하거나 다른 이사와 이를 논의한 것은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테슬라를 상장 폐지하겠다는 트윗으로 투자자를 기만한 혐의로 머스크를 연방법원에 고소했다. 이후 머스크와 테슬라는 각각 2,000만달러의 벌금과 머스크의 이사회 의장 사임·3년간 의장 재취임 금지를 조건으로 고소 취하를 합의했다.
NYT는 이 합의에 이르기까지 뒷이야기도 함께 전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머스크는 지난달 27일 테슬라 변호인단이 SEC와 최종 합의를 목전에 뒀을 때 이사들에게 전화를 걸어 합의를 종용하면 자신은 즉각 사임하겠다고 ‘위협’했다고 한다. 이에 이사회가 손을 들며 합의는 불발됐지만, 다음날 테슬라 주가가 곤두박질치자 머스크는 마지 못해 합의안을 수용했다. 그러나 머스크의 변덕에 SEC는 더 강도 높은 제재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머스크의 의장 재취임 금지 기간을 2년에서 3년으로 늘렸고, 벌금액도 2배 높였다고 NYT는 전했다.
/박동휘기자 slypd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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