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렵사리 만들어진 경영승계 계획에도 불구하고 이후 GE는 순탄치 않았다. 20년간의 웰치 시대가 끝나고 2001년 9월7일 제프리 이멀트가 이사회 의장과 CEO 자리에 올랐지만 불과 나흘 뒤 발생한 9·11테러는 항공기 엔진 사업에 치명타가 됐다. 화불단행이라고 했던가. 2008년 금융위기는 GE의 금융 서비스 사업에도 막대한 손실을 초래했다.
GE가 최근 또다시 CEO를 경질했다. 전임인 존 플래너리를 불과 15개월 만에 하차시키고 의료기기 회사 대너허의 CEO를 지낸 로런스 컬프를 데려왔다. 이번 인사는 두 가지 의미가 있다. 첫번째는 장수 CEO의 전통이 깨졌다는 것이다. 초대 찰스 코핀이 21년, 3대 제러드 스워프가 31년, 웰치가 20년, 이멀트가 16년을 맡은 것과 비교하면 플래너리는 초단명 CEO다. 또 하나는 126년 GE 역사상 최초의 외부인사 영입이라는 점이다. 이는 111년간 지켜온 다우지수 원년 멤버 자리에서 탈락하는 등 GE의 경영상황이 좋지 않다는 것을 뜻한다. 과연 컬프가 GE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오철수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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