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정동 일대에서 열리는 문화축제인 ‘시월정동’이 처음으로 열린다. 정동은 대한제국의 정궁이었던 덕수궁의 주변지역으로 근대 정치·외교의 중심이었다는 점에서 서울시는 역사성을 살린 다양한 행사를 준비했다.
서울시는 대한제국 선포일인 1987년 10월 12일을 기념해 10월 한 달을 축제 기간으로 정하고 이름도 ‘시월정동’으로 정했다고 3일 발표했다. 10월 한 달 동안 정동 일대에서 사회적경제마켓·푸드트럭 공간이 조성되지만 핵심은 오는 12일부터 14일까지 열리는 행사다. 사흘간 저녁 6시~10시 덕수궁 정동공원에서 팝업카페 ‘가배정동’이 문을 연다. 가배는 커피의 옛 이름으로 고종황제가 즐겨 마셨다고 한다. 그 이름에 걸맞게 가배정동은 근대 양식의 테이블과 의자로 꾸며져 정동의 야경을 함께 즐길 수 있다. 특히 12일에는 야외 특별무대에서 선우정아, 스웨덴세탁소, 김나영, 홍대광 등 유명 가수들이 가을밤과 어울리는 낭만적인 공연을 선사하는 ‘시월정동의 밤’ 콘서트가 열린다. 정동 일대를 걸으며 전문 해설사의 역사 이야기를 듣는 ‘정동 역사 해설 투어’도 13일~14일 운영된다. 1일 2회씩으로 인터넷 사전신청을 통해 선착순으로 30명씩 참가할 수 있다.
이 외에도 왕이 하늘을 다스리는 신인 황천상제와 해·달·북두칠성·별자리 28수·천둥·바람·구름·오행 등 16신위에 제를 올리는 의식인 환구대제가 12일 오전 11시에 열린다. 시월정동 축제는 서울시가 추진 중인 정동 역사재생활성화 사업의 하나로 추진됐다. 정동이 품은 대한제국의 역사성과 장소성을 회복하고 역사명소화해 정동의 가치를 알리기 위한 취지다.
강맹훈 서울시 도시재생본부장은 “정동은 돌담길로 알려져 있지만 우리나라 근대사의 아픔과 노력이 담겨 있는 대한제국의 원공간”이라며 “시민들이 ‘시월정동’을 통해 ‘가치의 재생’을 체험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변재현기자 humblenes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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