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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걷고 싶은 여유'가 있는 행복도시

이원재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장





오스트리아 빈의 마리아힐퍼는 커피 한 잔과 함께할 여유를 주는 보행자 거리다. 불과 수년 전만 해도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간선 도로였던 마리아힐퍼 거리는 보행자 거리로 탈바꿈한 뒤 유럽의 명물이 됐다. 세계적으로 차량 접근성보다 보행 접근성이 주는 장점과 매력에 많은 도시가 눈을 뜨고 있다.

마리아힐퍼는 하나의 거리다. 시야를 넓혀 도시 전체가 보행 친화적일 수는 없을까. 보행 친화 도시란 도시 전체가 걷기 좋고 편리한 도시다. 여기에는 먼 거리를 차 없이도 다닐 수 있는 편리한 대중교통도 중요하다.

미국 뉴욕은 세계에서 가장 걷기 좋은 도시라고 한다. 왜일까. 거미줄처럼 얽히고 뻗어 있는 대중교통, 주거와 상업이 어우러진 토지 이용, 그리고 보행자들이 안심하고 다닐 수 있는 거리 덕택이다. 뉴욕에는 오랜 역사를 가진 지하철과 버스전용차로, 상업과 주거가 복합된 건물들, 보행자가 걷고 쉴 수 있는 명소인 타임스스퀘어와 브로드웨이가 있다.

우리나라에도 이런 도시가 필요하다는 생각에서 계획된 도시가 행복도시다. 행복도시는 초기 단계부터 보행 친화 도시를 체계적으로 구현하기 위해 노력했다. 행복도시는 핵심 대중교통 수단으로 우수한 정시성과 접근성을 갖춘 간선급행버스(BRT)를 도입했다. 앞으로는 스크린도어와 와이파이가 제공되는 첨단 BRT 정류장을 확대 설치하고 100인승의 대용량 첨단 BRT 차량도 도입할 예정이다.



행복도시는 전체적인 가로 구성에서 차도 횡단 거리를 짧게 계획해 보행 연결성을 높였다. 전체 인구의 70%, 상업의 85%를 BRT 정류장 보행 거리 500m 안에 배치하고 주거와 상업이 잘 어우러지도록 한 것도 행복도시 도시계획의 특징이다. 대중교통 접근성과 걷기 좋은 환경을 모두 접목해 건설 중인 나성동의 어반아트리움과 도시상징광장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걷고 싶은 길이 될 것이다. 또 자전거가 중요한 교통수단으로 자리매김하게 하기 위해 세계 최고 수준인 1㎢당 6.1㎞의 촘촘한 자전거도로망을 구축하고 공공자전거도 곳곳에 배치하고 있다.

보행 연결성을 높이기 위한 도로 구성으로 타 신도시에 비해 차로 수가 적어 교통 흐름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일부 있다. 하지만 광로 설치만이 능사는 아니다. 대신 정보기술(IT)을 접목해 보다 스마트해진 교통 운영으로 대안을 모색하는 것이 더 효율적일 수 있다. 교차로의 대기 차량을 감지해 실시간으로 신호를 조정하는 실시간 신호제어 시스템을 운영하는 것이 그러한 예다. 보행자를 배려하는 도로를 구성하고 차량 소통은 스마트하게 운영하는 것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이 아닐까 생각한다.

보행 친화 도시로 계획된 행복도시의 교통체계는 자동차 중심의 교통문화에 익숙한 사람에게는 다소 생소할 수 있다. 그러나 보행 친화적이고 대중교통이 중심이 되는 교통체계는 사람들이 보다 안전하고 편안한 휴먼스케일의 환경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도시를 만드는 데 필요한 일이다. 바쁜 일상에서도 잠시 거리를 걸으며 여유를 되찾을 수 있는 행복도시가 완성되는 날을 그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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