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한반도 휴전을 감독하는 웨인 에어 유엔군사령부 부사령관은 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의 카네기 국제평화재단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북한이 왜 그렇게 열심히 종전선언을 추진하는지 의문을 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캐나다군 중장인 그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거론하며 “낙관론자들은 김 위원장이 자신의 행로를 바꾸고 새로운 접근법을 취하려고 북한 내부용으로 종전선언을 필요로 한다고 말하지만, 비관론자들은 그것을 동맹을 갈라놓으려는 또 다른 술책이라고 말한다”고 주장했다.
에어 부사령관은 현재 화해와 타협의 분위기 덕분에 항구적 평화로 가는 절차에 대한 희망이 생겼다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북한을 ‘동맹 갈라치기 명수’로 칭하며 경계했다. 그는 “그러면 종전선언은 무엇을 의미할까? 종전선언에 법적인 토대는 없다고 하더라도 사람들은 감정적으로 유엔사령부의 존재와 왜 계속 있어야 하는지에 의문을 갖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종전선언은 한반도에 미군이 주둔하는 것을 문제 삼는 ‘위험한 비탈길’(slippery slope·발을 들이면 돌아오기 어려운 길)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북한의 비핵화를 촉진할 것으로 보고 올해 말까지 종전선언을 추진하고 있으나 주한미군 문제와는 관계가 없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미국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유엔사나 주한미군의 지위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다”며 “평화협정이 체결돼도 주한미군은 전적으로 한미동맹에 의해서 결정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또 “지금 주한미군은 남북관계에서 평화를 만들어내는 대북 억지력으로서 큰 역할을 하지만 나아가 동북아 전체의 안정과 평화를 만들어내는 균형자 역할을 한다”고 강조했다.
에어 부사령관은 이와함께 유엔사령부 해체 주장이 너무 빨리 제기될 수 있다는 우려도 피력했다. 그는 “종전선언에 대한 여러 요구와 함께 유엔사 해체에 대한 요구도 필시 있을 것”이라며 “오해하지는 말라. 어떤 시점에서는 유엔사 해체가 이뤄져야 하지만 반드시 올바른 시점에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미국의 소리’(VOA) 방송이 전했다.
에어 부사령관은 북한 의도에 대한 경계심을 제기하면서도 최근 북한의 도발 자제, 유엔사와 북한군간 대화채널 재운영 등에 대해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뉴욕 = 손철 특파원 runiro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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