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철 길거리를 노랗게 수놓아 인기가 높았던 가로수인 은행나무. 그러나 지난 5년간 5,300여 그루에 달하는 은행나무가 냄새가 난다는 이유로 뽑혀 ‘수난시대’를 겪고 있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완주 의원이 산림청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서울, 대전, 대구, 울산 등 11개 광역자치단체에서 은행나무 제거 사업을 시행했다. 여기에 투입된 세금만 57억9,0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나무는 2016년 말 기준 전국 가로수 735만3,000그루 중 13.8%인 101만2,000그루에 달한다. 하지만 은행나무 암그루에서 열리는 열매의 악취로 인해 전국 여기저기서 수난을 겪고 있다.
이렇게 뽑힌 암그루는 다른 곳으로 옮겨지는 게 아니라 단순 폐기되는 경우가 적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대전시는 최근 5년간 뽑은 은행나무 1,526그루를 전량 폐기했으며 서울시는 10그루 중 6그루꼴, 대구시는 10그루 중 2그루꼴로 폐기했다.
박완주 의원은 “나무은행 사업과 연계하고, 조기 낙과를 유도하거나 관련 약제를 개발해 은행나무를 최대한 보호하도록 산림청의 주도적인 역할이 필요하다”며 “단 며칠간의 불편함 때문에 소중한 자원을 잃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연유진기자 economicu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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