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00년까지 지구 온도 상승을 파리협약 목표인 2.0도가 아닌 1.5도로 낮추면 해수면 상승이 10㎝ 낮아져 1,000만명의 목숨을 구할 것으로 추산됐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는 제48차 총회는 ‘지구온난화 1.5도’ 특별보고서를 회원국 만장일치로 승인하고 8일 요약문을 발표했다.
IPCC 차원에서 지구 온난화 수준을 낮출 경우 대규모 인명 피해를 막을 수 있다는 과학적 근거를 낸 것은 처음이다. 이번 특별보고서는 2015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기후변화협약(UNFCCC) 당사국 회의에서 각국 정부의 요청으로 작성됐다. 파리협약 당시에는 산업혁명 이전 대비 지구 평균 온도 상승폭을 2100년까지 2도로 제한하는데 합의가 이뤄졌다. 그러나 도서국가를 중심으로 1.5도로 낮춰야 한다는 필요성이 제기됐다. 해수면 상승으로 인한 피해가 우려됐기 때문이다. 각국 정부는 이 같은 필요에 따라 IPCC에 과학적 근거 작성을 요청했고 그 결과 특별보고서가 나온 것이다.
IPCC는 이번 총회에서 195개 회원국의 만장일치로 이번 보고서를 채택했다. 회원국 대표들은 전 세계 40개국 과학자 91명이 작성한 보고서를 기반으로 한 33쪽, 4개 장 분량의 정책결정자를 위한 요약본(SPM)을 한 문장씩 검토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19세기 중반 산업화 이전 대비 현재 지구 평균온도 상승폭은 1도가 오른 상황이다. 특히 2006년 기준 최근 10년 사이 0.87도가 올랐다. 이 추세라면 10년마다 0.2도씩 상승해 2030~2052년 사이에는 상승폭이 1.5도를 초과할 전망이다.
보고서는 지구온난화가 빨라지며 파리협약 당시 논란을 일으킨 목표치 2도와 1.5도 간 차이를 6,000개가 넘는 과학 문헌을 토대로 분석했다.
2도와 1.5도의 차이는 해수면 상승폭과 생물 다양성 등 광범위한 범위에서 지구 환경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2100년 해수면 상승폭은 2도보다 1.5도 때 약 0.1m 낮아지는 것으로 전해졌다. 작은 차이 같지만 이로 인해 도서지역과 저지대 연안지역 등에 사는 인구 1,000만명이 해수면 상승 위험에서 벗어나게 된다.
생물다양성과 생태계에 끼치는 위험도 2도보다 1.5도일 때 두드러지게 감소했다. 2도 상승 시 곤충의 18%, 식물의 16%, 척추동물의 8%가 서식지를 잃는 데 반해 1.5도 상승시에는 곤충의 6%, 식물의 8%, 척추동물의 4%만 서식지를 잃는다. 피해가 절반 가량 감소하는 셈이다.
이회성 IPCC 의장은 “이번 연구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은 기후변화는 이미 발생했고 진행 중이고 그 영향이 어느 때보다 더 분명하게 감지될 수 있었다는 사실과 1.5도를 추구하는 목표가 불가능한 목표가 아니라는 사실”이라며 “우리가 경험하지 못했던 변화를 각 사회 모든 부문에서 전 지구적으로 시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종갑기자 gap@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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