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 세계 23개국에 300여 개 지점, 약 30만 명의 회원을 거느린 공유오피스 업체 ‘위워크(wework)’가 국내에 들어온 지 2년이 지났다. 그 사이 서울 공유오피스 면적은 2018년 2·4분기까지 약 36만㎡로 2015년보다 3.6배 넘게 늘었다. 국내 오피스 시장 점유비율도 점차 높여가고 있다. 공유오피스 업체들은 몸집을 키우며 커뮤니티, 주거 등 공간 공유 플랫폼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중이다.
8일 종합부동산자산관리회사 젠스타가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 연면적 9만 8,460㎡에 불과했던 서울의 공유오피스는 2018년 2·4분기(공급예정포함)까지 35만 7,223㎡로 증가했다. 2015년 패스트파이브(FASTFIVE), 2016년 위워크의 시장 진입을 기점으로 공유오피스 공급이 급증하기 시작했다. 2017년부터는 매년 10만㎡ 이상 공급량을 늘려가는 중이다. 서울 내 공유오피스는 총 172개가 운영되고 있고 서울 전체 오피스 임대시장에서 0.8%를 차지하고 있다.
서울 권역별로 나눠보면 강남권이 현재 1.2%로 공유오피스의 면적 점유비율이 가장 높다. 2016년 0.6%보다 두 배 상승했다. 도심권은 현재 1.1%로 2년 전 0.2%에 비하면 상승 폭이 크다. 여의도권역도 2016년 0.2%에서 2018년 0.5%, 기타권역도 0.1%에서 0.4%로 비중을 늘려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권역별 지점 수는 강남권역이 105개, 도심권역 26개, 여의도권역 9개, 기타권역 34개 등으로 집계됐다. 초기에는 강남권역에 집중됐지만 2018년 들어 일부 대기업 수요를 타깃으로 도심권역의 공급이 증가하는 추세다.
공유오피스는 인원이 적고 사무공간을 장기 임대하기 부담스러운 스타트업에서 주로 이용하지만, 최근에는 대기업에서도 공유오피스에 관심을 두는 추세다. SK 주식회사 C&C는 지난 5월 성남시 분당 사옥 4개 층을 공유오피스를 전환했고, CJ프레시웨이는 세계 최대 공유오피스 업체인 위워크와 제휴해 지점 내 무인점포를 운영하기로 했다. 지난 6월에는 ‘국민 내비게이션’이라고 불렸던 애플리케이션 ‘김기사’ 창업자들이 판교에 공유오피스를 개소해 화제가 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공유오피스 시장은 아직 시작 단계다. 아시아 주요 도시의 경우 오피스 공실률이 높을 수록 공유오피스 점유비율이 높아지고 공유오피스 확장 속도가 빠른 특성이 있다. 2018년 기준 상하이는 공실률 13.9%에 공유오피스 점유율이 8%에 이르고, 싱가포르도 공실률과 점유율이 각각 8.1%와 3.9%, 베이징 8.7%와 2.9% 등이다. 이에 비해 서울 공실률은 10.2%이고 공유오피스 점유율은 아직 0.8% 수준이다.
공유오피스 업계도 주도권 싸움이 치열하다. 2018년 상반기 건축물대장 기준 점유면적은 위워크가 11만 8,000㎡로 1위다. 두 번째는 비즈니스센터 형태의 로컬업체인 르호봇(Rehoboth)이 3만 9,000㎡, 지점은 39개다. 패스트파이브는 약 3만 5,000㎡ 면적으로 지점은 12개로 집계됐다. 위워크는 오는 12월 선릉 2호점을 시작으로 내년 삼성역 2호점, 홍대점 등을 추가로 선보일 예정이다.
패스트파이브는 최근 강남에서 강북으로 확장 계획이다. 을지로 1호점과 을지로 2호점을 연이어 오픈한다. 더불어 공유형 주거공간 ‘라이프’도 출시했다. 2030 직장인, 1인 가구에 맞춰 계약기간과 입주, 입주 후 관리를 책임지고, 공유공간에서 커뮤니티 기회도 제공한다.
한편 2016년 60억 원이었던 국내 공유오피스 시장은 2020년까지 3,000억 원 이상으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일부 대기업을 포함한 신규 업체들이 계속 진입하고 있는 만큼 2018∼2020년 평균 95%의 성장률을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김경민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는 “공유오피스는 이미 사회·경제·인구학적 트랜드”라면서 “밀레니얼 세대의 데이터베이스(DB)를 바탕으로 공유오피스 업체들이 공간·문화 자체를 상품화하는 장악력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재명기자 nowlight@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