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란 칸 파키스탄 총리가 경제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하는 방안을 공식적으로 언급했다. 지난 8월 취임한 칸 총리가 공식 석상에서 IMF 구제금융 신청을 언급한 것은 이번이 사실상 처음이다.
8일(현지시간) 싱가포르 언론 채널뉴스아시아(CNA)에 따르면, 칸 총리는 전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우리는 재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IMF에 대출을 하러 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우방국인) 3개 나라를 상대로 파키스탄 은행에 외화를 예치하도록 요청했기 때문에 우선 다른 나라의 지원을 받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3개국이 어떤 나라인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칸 총리는 그간 자금 활용에 제약이 많은 IMF 구제금융 대신 다른 나라에서 차관을 들여와 경제위기를 넘기는 방안을 선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파키스탄으로서는 IMF 구제금융 외에는 현재 금융위기에서 벗어날 대안이 별로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들어 확산되고 있는 신흥국 통화 약세와 내부 정치적 불안까지 겹치면서 파키스탄 루피화는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1년 전에 비해 루피화 가치는 17% 이상 떨어졌다. 통화 약세로 외화가 계속 유출되면서 경제 운용에는 빨간불이 켜졌다.
파키스탄은 지난 2013년 IMF로부터 53억 달러(6조원)의 구제금융을 받는 등 1980년대 말 이후 12차례나 IMF의 지원을 받은 바 있다. /김민정기자 jeo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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