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전쟁과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Brexit)의 영향으로 글로벌 기업들의 인수합병(M&A) 의지가 4년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각종 규제와 지정학적 불안이 M&A를 가로막는 최대 요인으로 꼽혔다.
7일(현지시간) CNBC는 글로벌 회계컨설팅법인 어니스트앤영이 발표한 ‘자본신뢰도지수’ 보고서를 인용해 “글로벌 기업 임원 중 12개월 내로 다른 기업 인수에 나설 계획이 있다고 답한 응답자는 절반이 안 되는 46%에 불과했다”고 전했다. 이는 전년 대비 10% 하락한 수치다. 기업 인수에 나서겠다고 답변한 46%의 기업들은 M&A를 불가능하게 하는 최대 요인으로 규제와 지정학적 불안을 꼽았다. 자본신뢰도지수 보고서는 전 세계 45개국 2,600여명의 임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다.
하반기에 M&A는 더욱 축소될 것으로 점쳐졌다. 미중 무역전쟁 등 글로벌 전반을 뒤덮고 있는 정치·경제적 불확실성으로 하반기에 주춤해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스티브 크로스코스 EY 거래자문서비스 부문 부회장은 “올 상반기는 예상을 웃돈 M&A 실적을 나타냈지만 하반기부터 M&A 활동은 상반기보다 훨씬 부진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CNBC는 다만 전반적인 시장은 견실한 상태라 내년 하반기로 접어들수록 기업들의 ‘사냥본능’이 되살아날 것으로 예상했다. 갖가지 불확실성 속에서 기업 포트폴리오 재편 등 숨 고르기에 들어간 기업이 내년 하반기부터 다시 움직이기 시작한다는 평가다. 크로스코스 부회장은 “지금은 ‘일시적 중단(pause)’일 뿐”이라며 “내년 하반기로 접어들면 M&A 활동이 다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가장 매력 있는 M&A 시장으로는 미국이 꼽혔으며 영국과 캐나다·독일·프랑스가 뒤를 이었다. 지난 4월 같은 조사에서 5위를 기록한 영국은 3계단 상승해 2위로 껑충 뛰었다. 이에 대해 2016년 브렉시트 국민투표 이후 파운드화 가치가 급락해 유수 글로벌 기업들이 저렴한 가격에 M&A를 성사시킬 기회를 엿보고 있다고 CNBC는 분석했다. /김민정기자 jeong@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