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아버지를 살해한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김신혜(41)씨의 재심 첫 재판이 열린다. 무기수에 대해 재심이 진행되는 것은 이번이 첫 사례다.
11일 광주지법에 따르면 존속살해 등의 혐의로 복역 중인 김씨에 대한 재심 첫 공판이 오는 24일 오전 11시 광주지법 해남지원에서 열린다. 수사 과정에 대한 부당함이 재심 결정 근거였기 때문에 실제 김씨의 유·무죄는 재판 과정에서 다시 가려지게 된다.
김씨는 2000년 3월 완도에서 과거 자신을 성추행한 아버지에게 수면제가 든 술을 마시게 하고 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기소돼 2001년 3월 대법원에서 무기징역이 확정됐다. 경찰과 검찰은 김씨가 보험금을 목적으로 아버지를 숨지게 하고 교통사고로 위장했다며 기소했다. 그러나 김씨는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남동생이 용의 선상에 올랐다는 말을 듣고 대신 자백한 것”이라고 결백을 호소했다. 아버지의 성추행 역시 없었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사건 발생 15년 만인 2015년 1월 대한변호사협회 등의 지원을 받아 재심을 청구했고 광주지법 해남지원은 같은 해 11월 경찰 수사의 위법성과 강압성이 인정된다며 재심 개시를 결정했다. 재심 개시 결정에 대해 검찰은 항고했지만 광주고법은 이를 다시 기각했다. 이어 검찰은 대법원에 재항고했고 대법원은 지난달 28일 검찰의 재항고를 기각하고 재심을 개시한다는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재심 재판의 1심 재판부는 영장 없이 압수수색과 현장 검증 등을 했고 참여하지 않은 경찰관의 이름을 압수조서에 허위로 작성했다고 밝혔으나 김씨가 무죄를 증명하기 위해 제출한 증거는 인정하지 않아 김씨의 무죄 여부는 향후 1심, 항소심, 상고심까지 이어지는 재판을 통해 다시 판단될 것으로 보인다. /권혁준인턴기자 hj7790@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