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3년간 산업은행 등 금융 공공기관의 수의계약 비중이 증가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공공기관이 문재인 정부의 ‘공정경쟁’ 기조에 역행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11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종석 자유한국당 의원이 금융위원회 산하 7개 금융 공공기관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산업은행·한국자산관리공사·한국주택금융공사·예금보험공사 등 7개 금융 공공기관들의 전체 수의계약 비중이 지난 2016년 61.25%, 2017년 61.59%, 2018년 상반기 67.29%로 매년 오름세를 기록했다. 특히 산업은행의 경우 수의계약 비중이 2016년 82.27%, 2017년 84.79%, 2018년 상반기에는 89.93%에 달했고 한국자산관리공사도 같은 기간 49.62%, 63.10%, 67.29%로 꾸준히 증가했다. 특정 업체와 100건 이상의 계약을 체결하는 등 일감을 몰아준 정황도 포착됐다. 자료 분석 결과 3년간 산업은행과 수의계약을 10회 이상 체결한 업체 수는 19개에 달했다. 이들 업체와 계약을 하는 과정에서 ‘2인 이상의 업체로부터 비교견적을 받아야 한다’는 원칙을 지키지 않고 각종 예외조항을 들어 한 곳에서만 견적을 내고 계약을 진행한 것도 문제의 소지가 있었다. 이에 김 의원은 “수의계약 비중을 높여 공정경쟁을 촉구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며 “민간기업에 공정경쟁을 강조하기 전에 정부 내 공공기관부터 모범을 보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양지윤기자 ya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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