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법무부 국정감사가 전날 문재인 대통령의 제주 강정마을 주민에 대한 사면복권 발언을 두고 여야 의원들이 격돌하면서 오전 감사에서 본질의를 진행하지 못했다.
12일 경기도 과천 정부과천종청사에서 열린 법무부 국감에서 장제원 자유한국당 의원은 질의 시작 전 의사진행발언에서 “어제 대통령께서 강정마을에서 어처구니없는 말씀을 하셨다”며 “강정마을 주민들에게 사면복권 해주겠다고 약속하셨는데 국감을 작정하고 방해하려는 듯하다”고 포문을 열었다. 장 의원은 “강정마을 사건은 아직 재판도 끝나지 않았다”며 “이게 사법부 무력화이고 사법 농단이다”라고 주장했다.
같은 당 이은재 의원도 “본질의를 시작하기 전에 문 대통령과 법무부 장관 사이에 어떤 이야기가 됐길래 사면 얘기가 나왔는지, 먼저 박상기 장관이 이 부분에 대해 말씀해 달라”라고 거들었다.
여당 소속 법사위원들은 즉각 반발했다.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년간 법무행정을 제대로 했는지 얘기해야 하는데 의사진행과는 아무 관련도 없는 발언을 하고 있다”며 비판했다.
장내 소란이 거세지자 여상규 법사위원장이 오전 10시 40분께 정회를 선포하며 오전 국감이 파행했다.
이후 여 위원장은 오전 11시 51분경 회의를 재개하고는 3당 간사 간 협의를 근거로 박 장관에게 대통령이 사전에 장관의 의견을 청취했는지, 장관의 의견은 무엇인지 물었다. 이에 박 장관은 “그 문제에 대해 깊이 있게 생각해보지 않았다”며 “주질의 때 물으면 좀 더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겠다”만 밝혔다. 이에 여 위원장은 박 장관에서 간단하게라도 의견을 표명해달라고 했으나 박 장관은 “원칙적으로 사면권은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라는 말씀만 드리겠다”고 말했다. 이에 다시 김도읍 자유한국당 의원이 “이 소신 없는 법무부 장관 두고 국감 한 들 무슨 유의미한 답변 얻어내겠냐”며 “이런 상황에서는 법무 국감 할 수 없다”며 재차 국감을 거부했다.
이에 여 위원장은 회의를 멈추지 않고 간사 간 협의를 시도했으나 합의되지 않았고 결국 12시20분경 회의를 중지하고 점심 식사 후 속개하기로 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전날 해군 국제관함식에 참석한 뒤 강정마을을 찾아 “이제 강정마을의 치유와 화해가 필요하다”며 강정마을 주민 관련 재판이 모두 확정된 이후 사면복권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조권형기자 buzz@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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