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태 사법부 시절 프로야구 선수 임창용·오승환씨의 원정도박 재판에 개입한 의혹을 받는 임성근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가 법원에서 견책 처분을 받았다. 당시 임창용·오승환씨의 원정도박 사건은 ‘정운호 게이트’ 등 나비 효과를 거쳐 국정농단 사태로 번진 바 있다.
김명수 대법원장은 지난 4일 법관징계위원회 결정에 따라 임 부장판사에게 견책 처분을 내렸다. 견책은 서면 훈계를 기반으로 한 가장 낮은 수위의 법관 징계 방법이다.
임 부장판사는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수석부장판사로 재직하던 지난 2016년 1월 법원 사무직원과 담당 판사를 통해 임씨와 오씨 재판에 개입한 정황이 확인됐다. 임씨와 오씨는 지난 2014년 11월 마카오 카지노에서 4,000만원대 바카라 도박을 한 혐의를 받았다.
임씨와 오씨 사건은 당초 정식 재판에 넘기려 했으나 당시 법관인 김모 판사는 중간에 입장을 바꿔 벌금형 약식명령으로 끝냈다. 임 부장판사는 이 과정에서 주모 과장을 통해 공판절차회부 결정문의 송달 등 후속 절차 보류를 지시했다. 나아가 사건이 이미 종국 입력까지 마쳤는데도 김 판사에게 “다른 판사들의 의견을 더 들어보고 처리하는 게 좋지 않겠느냐”는 압박도 가했다. 임 부장판사는 2016년 ‘정운호 게이트’ 수사 당시 법관 상대 수사 확대를 막기 위해 검찰 수사기밀을 빼돌렸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윤경환기자 ykh22@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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