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을 겨냥해 연일 공개 비난을 퍼붓고 있다. 중간선거를 앞두고 그동안 자신의 치적으로 내세워온 증시 상승세가 꺾이자 연준에 책임을 전가하고 있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을 경질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지만 굳이 해임 가능성을 내비친 것이 파월 의장에 대한 일종의 경고라는 해석도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연준의 통화정책이 너무 공격적”이라며 “(연준이) 큰 실수를 저지르고 있다”고 비판한 데 이어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는 파월 의장을 직접 거론하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그는 “파월 의장을 경질하지는 않을 것이다. 다만 실망했을 뿐”이라며 “내가 보기에 금리 인상은 필요하지 않다. 그들(연준)보다는 내가 그 사안에 대해 잘 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달러화가 매우 강해지면서 (미국 내에서) 사업하기가 어려워졌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연준의 금리 인상에 불만을 내비쳐온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다우지수가 폭락하자 “연준이 미쳐가고 있다”며 노골적인 공세를 폈다. 트럼프의 공개적인 연준 비판은 10일 증시 마감 이후 만 하루가 지나기도 전에 네 차례나 이어졌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이 전례 없이 연준의 독립성을 위협하면서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파월이 미쳤다고 보지 않는다”며 우회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을 반박했다.
/김창영기자 kc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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