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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꽂이-김민주의 트렌드로 읽는 세계사] 마케팅 전문가가 쓴 '세계사'

■김민주 지음, 김영사 펴냄

경제·문화·역사 등 폭넓게 섭렵

새로운 지식 창출 '폴리매스' 지향

암기 강요하는 서술 방식 피하고

색다른 질문-답변 형태로 풀어

불교의 탄생·제1차 세계대전 등

주요사건 따라 8개 시대로 나눠

2030년 미래까지 생생하게 담아





우주가 아주 작은 점 하나로부터 시작한 뒤 대폭발을 거쳐 광대한 우주로 급팽창했다는 ‘빅뱅이론’과 추리소설가 ‘에드거 앨런 포’는 언뜻 보면 연관성이 없어 보인다. 하지만 놀랍게도 19세기에 이미 에드거 앨런 포는 빅뱅이론에 관한 책 ‘유레카’를 썼다. 비록 산문시 형태이지만 오늘날의 빅뱅이론과 매우 흡사하다. 우주 생성의 원리를 다룬 이 책은 당시 비평가들 사이에서 터무니없다며 거의 인정받지 못했지만 나중에 과학계에서 빅뱅이론이 정설로 받아들여지면서 에드거 앨런 포의 놀라운 통찰력이 인정받았다.



트렌드 및 마케팅컨설팅 회사 리드앤리더 김민주 대표가 쓴 ‘김민주의 트렌드로 읽는 세계사’에서는 이처럼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세계사 속 다양한 이야기들이 담겨있다. 저자는 트렌드·마케팅·경제·문화·역사 등 다양한 분야를 넘나드는 주제로 강의하고 있으며 여러 분야를 섭렵해 새로운 지식을 만들어내는 ‘폴리매스(POLYMATH)’를 지향하고 있다. “세계사는 단순 지식이 아니라 인간이 걷고 있는 현재와 걸어갈 미래를 이해하는 열쇠”라고 말하는 저자는 세계사를 누구나 쉽고 재미있게 배우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이 책을 썼다고 했다.

저자는 세계사에서 매우 의미 있는 해를 기준으로 여덟 개로 시대를 구분했는데, 시대별로 주요 사건을 꼽아 세계사의 맥을 잡았다. 역사시대(기원전 3000년~기원전 500년)의 주요 사건으로는 로마공화정의 시작과 불교 탄생을 들었고 근대시대(1750~1910년)에는 제1차 세계대전과 러시아혁명 발발 등을 꼽았다. 특히 대부분 세계사 책들이 과거를 다루는 것에서 그치는 것과 달리 동시대(1990~2030년)가 들어가 미래의 모습까지 예측했다는 점도 눈에 띈다. 인터넷 혁명과 4차 산업혁명 본격화, 신자유주의적 자본주의로 대표되는 미국과 회색 자본주의로 급부상한 중국의 패권 다툼 등을 주요 사건으로 꼽으며 사라진 직업과 사라질 직업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향후 세계패권을 거머쥘 국가는 어디일지 등 세계의 모습을 전망하고 미래를 대비할 수 있도록 했다.





궁금증을 유발하는 질문들은 읽는 재미를 더한다. 인문학의 핵심은 제대로 된 질문에 있다고 말하는 저자는 언급한 사건에 대해 질문을 던지고 답변하는 형태로 서술했다. 질문하는 과정을 통해 능동적으로 이해하고 문제점을 확실히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중국문명은 왜 양쯔강이 아닌 황허강에서 시작되었을까, 인류가 가장 바빴던 해인 1776년에는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 ‘세계대전’이라는 용어는 누가 만들었을까 등 이어지는 질문을 통해 세계사는 더 이상 암기해야 하는 딱딱한 학문이 아닌 영화나 다큐멘터리의 한 장면처럼 생생하게 그려진다.

책의 또 다른 특징은 단순히 글자에 그치지 않고 지도와 도표를 포함한 화려한 그래픽으로 이해를 돕는다는 점이다. 아울러 역사 사건을 서술하면서 함께 보면 좋을 다큐멘터리나 영화도 간간이 소개됐다. 몇 년에 어떤 인물이 무슨 일을 했는지, 그 의의가 무엇인지 기계적으로 외워 역사는 딱딱하고 따분하다는 편견이 있다면 다양한 그래픽과 함께 펼쳐지는 이 책과 생생한 세계사 여행을 떠나보는 것을 추천한다. 2만5,000원
/김현진기자 star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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