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에 2년간 구금됐던 미국인 목사가 석방되면서 미국과 터키의 관계개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거래설을 일축했지만 터키 리라화 가치가 오르는 등 시장에서는 터키에 대한 미국의 경제제재가 완화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높아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앤드루 브런슨 목사 부부의 환영식에서 “터키 감옥에서 백악관으로 오기까지 24시간이 걸렸다”며 축하한 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브런슨 목사는 재미 이슬람학자 펫훌라흐 귈렌 세력과 쿠르드 무장조직을 지원하고 간첩행위를 한 혐의로 지난 2016년 10월 투옥됐다. 전날 석방된 브런슨 목사는 독일을 경유해 이날 낮 워싱턴DC 인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 도착했다.
제재 해제를 조건으로 브런슨 목사를 석방했다는 일각의 우려를 의식한 듯 트럼프 대통령은 일단 어떤 거래도 없음을 강조했다. 터키가 브런슨 목사를 석방하라는 미국의 요구를 거부하면서 미국은 8월 터키 장관 2명에게 제재를 부과하고 터키산 철강·알루미늄의 관세를 2배로 끌어올린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더 이상 이 나라에서 몸값을 지불하지 않는다”며 전임 정부와의 차별성을 부각시켰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터키를 어제와 다르게 느낀다. 우리가 터키에 한층 가까워지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관계개선의 여지를 남겼다.
시장에서는 브런슨 목사 석방을 계기로 미국의 터키 제재가 완화되는 데 무게를 뒀다. 브런슨 목사의 석방이 결정된 12일 달러 대비 터키 리라화 가치는 전 거래일 대비 1.97% 상승했다. 터키 대표 주가지수인 BIST100지수도 2.02% 올랐다.
/김창영기자 kc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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