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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북미, 비핵화 진전 따라 제재완화 협의 가능할 것"

유럽순방 첫 방문지 파리 도착...르 피가로 인터뷰

"종전선언하면 평화체제 구축 시발점 될 것"

"2차 북미회담, 큰 폭의 구체적 합의 기대"

"남북정상회담 제도화, 정례화 이루고 싶어"

프랑스를 국빈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향후 북한의 비핵화 진전에 따라 북미 연락사무소 개소, 대북제재 완화 등도 협의 가능할 것”이라며 “미국은 북한의 안전 보장과 북미관계 개선을 위한 신뢰할 만한 상응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프랑스 대표 보수지 ‘르피가로’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프란치스코 교황 알현에서 북한 문제와 관련해 기대하는 바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북한은 오랜 고립에서 스스로 벗어나 새로운 발전과 도약을 위해 세계 앞에 섰다”며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비핵화 결정이 올바른 판단임을 확인해줘야 한다”고 했다. 이어 “북한이 항구적이고 공고한 평화의 길을 계속 갈 수 있도록 이끌어 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미국이 대북제재에 완고한 입장을 보이는 가운데 문 대통령은 제재 완화가 필요하다고 재차 에둘러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뉴욕 방문 때도 대표적 보수매체인 폭스뉴스와 인터뷰하는 등 북한의 비핵화에 의심의 눈초리를 보이는 전 세계 보수층을 설득하는 데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핵을 폐기하도록 설득하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이 무엇을 해야 한다고 보는가’라는 질문에 “싱가포르 북미회담에서 합의한 네 가지 사항을 포괄적으로 이행하기 위해 북미 정상이 함께 노력해야 한다. 그 과정과 절차는 기본적으로 북미 양국이 직접 협의해 합의할 문제”라면서도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종전선언을 발표한다면 평화체제 구축의 시발점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1차 회담의 선언적 합의를 뛰어넘어 큰 폭의 구체적인 합의를 이루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과정은 이제 시작이며 그 길은 쉬운 여정만이 아닐 것”이라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프랑스와의 협력과 관련해 “노무현 전 대통령이 2004년 프랑스 방문 시 수립했던 ‘21세기 포괄적 동반자관계’를 미래지향적으로 심화, 발전시켜나가기 위한 토대를 더욱 튼튼하게 다지고자 한다”며 “한반도를 넘어 전 세계의 평화와 번영을 만들기 위한 긴밀한 협력체제를 확고히 하려 한다. 교역과 투자·빅데이터·인공지능 등에서도 실질적인 협력 기반을 다질 것”이라고 역설했다. 문 대통령은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과 지난해 5월 ‘쌍둥이 취임’을 했다”며 인연을 소개하기도 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파리로 향하는 기내에서 수행원과 기자단에 프란치스코 교황을 소재로 한 영화를 함께 관람하자고 제안해 화제를 모았다. 문 대통령이 교황 예방 일정을 앞두고 수행단에도 교황에 대한 이해도를 높였으면 하는 바람을 전하는 동시에 이번 유럽 순방의 ‘하이라이트’가 김 위원장의 평양 초청에 대한 뜻을 교황에게 전달하는 데 있음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은 도착 직후 열린 프랑스 동포간담회에서 “남북이 수시로 오갈 수 있도록 정상회담의 제도화·정례화를 이루고 싶다”며 “남북관계가 빠르게 발전했고 신뢰가 쌓였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마크롱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다”며 “무엇보다 국제연합(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이자 유럽연합(EU)의 주도국인 프랑스가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를 위해 함께 노력해달라고 당부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는 14일 방탄소년단이 공연하는 한·프랑스 우정 콘서트를 관람했다. 15일 취임 이후 두 번째로 한·프랑스 정상회담을 하며 16일 한·프랑스 비즈니스 리더 서밋 기조연설을 통해 우리 기업인들을 격려하는 것으로 프랑스 일정을 마친다.
/파리=윤홍우기자 seoulbir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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