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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2채 팔아 11억 차익 얻고 9년째 소득세 체납, 법원 “출국금지 정당”

세금 안내고 수차례 해외여행 다녀

자녀들은 미국에 거주

법원 “세금 못 낼 사정 없어"

은닉 재산 해외 도피 가능성

올해 9.13 부동산 대책 발표 다음날인 지난달 14일 오후 서울 롯데월드타워에서 강남권 서울 아파트 단지의 모습이 보인다./송은석기자




9년째 세금을 납부하지 않고 수차례 해외여행을 다녀온 사람이 법무부의 출국금지 기간 연장 처분을 취소해달라고 소송을 냈다가 패소했다.

15일 서울행정법원 행정13부(유진현 부장판사)는 체납자 A씨가 법무부 장관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2009년 자신이 보유한 부동산 중 서울 강남구 소재 A주공아파트를 9억6,300만원에(2002년 매입가 4억4,000만원), 강남구 B아파트를 9억4,000만원에(2002년 매입가 3억5,800만원) 팔았다. 부동산 총 양도가액은 26억7,100만원이었다.

국세청은 부동산 양도소득세 6억9,100만여원을 부과했지만 A씨는 2017년까지 총 1,400만여원만 납부했다. 장기간 체납으로 가산금이 붙어 지난해 10월 기준 체납액은 총 11억9,000만여원까지 늘어났다.

2016년 국세청은 A씨에 대해 “세금 납부 의지가 없고, 본인과 동거가족의 출입국 내역이 빈번해 은닉재산을 해외 도피시킬 목적으로 출국할 우려가 있다”며 법무부에 출국금지를 요청했다. 법무부는 출국금지 처분을 내렸고, 6개월마다 기간을 연장했다.



A씨는 “부동산 처분 대금을 생활비 등에 모두 사용해 세금을 납부할 수 없었다”며 “가족 여행 목적으로 몇 차례 출입국을 했을 뿐 해외에 체류한 기간이 길지 않았는데도 출국금지 기간을 연장한 것은 거주·이전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하는 것”이라며 지난해 8월 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법원은 A씨가 정당한 사유 없이 국세를 체납하고 있고, 출국을 이용해 재산을 해외에 도피하는 등 과세관청의 강제집행을 곤란하게 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처분한 아파트 2채의 양도차익만도 11억원에 이르는 등 상당한 양도차익을 실현했다”면서 “양도소득세는 실현된 이익에 관해 부과되는 세금이므로 이를 납부하지 못할 만한 불가피할 사정을 상정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A씨 자녀 2명이 미국에서 거주하고 있는 사정 등을 고려할 때 은닉 재산을 해외에 도피할 개연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백주연기자 nice8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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