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명여고 전 교무부장이 쌍둥이 자녀에게 시험에 관해 알려준 정황이 나타났다. 이에 따라 두 학생이 지난 8일 업무방해 혐의를 받는 피의자로 입건된 사실이 15일 뒤늦게 알려졌다.
서울지방경찰청은 14일 전 교무부장과 자녀 2인에 대한 재조사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재조사에서 쌍둥이 중 한명이 “가슴이 답답하다”면서 조사실을 뛰쳐나가 병원으로 이송되는 일도 재연됐다. 지난 6일 조사 때 호흡곤란 증세로 119로 후송된 자녀와 동일 인물이다. 경찰은 “날짜를 조정해 재조사를 다시 실시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학생들이 미성년자인만큼 압박감을 느끼지 않는 환경에서 편안하게 배려해 조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버지인 전 교무부장이 시험에 관한 정보를 누설한 사실이 일부 확인됐다. 경찰은 휴대전화 등 디지털포렌식 분석을 통해 이같은 정황을 파악했다고 말했다. 피의자들은 아직 전반적인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지난 1일 숙명여고 사건의 중간 수사결과를 발표하며, 교장 등 피의자 4명과 함께 참고인 신분으로 그간 총 25명을 조사했다고 밝혔다. 쌍둥이 자매 조사가 끝나고 압수물 분석이 완료되면 피의자 4인(교장, 교감, 전 교무부장, 고사 총괄 교사)에 대한 추가조사를 이어갈 계획이다.
지난 학기 교무부장을 맡은 숙명여고 전임 교사의 쌍둥이 딸이 기말고사에서 각각 문·이과 1등을 차지하면서 시험문제 유출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지난 8월 서울시교육청은 경찰 수사를 의뢰했고, 경찰은 지난달 학교와 전 교무부장 자택 등에 대해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오지현기자 ohjh@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