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00억원 상당의 필로폰을 밀반입해 판매·유통해온 대만·일본·한국 조직의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아시아 최대 마약조직을 다룬 영화 ‘독전’과 같은 일이 최근 실제로 발생한 것이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필로폰 112㎏을 밀반입한 후 일부 유통한 대만인 3명, 필로폰을 구매해 재판매한 일본인·한국인 등 5명을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혐의로 검거해 이 중 6명을 구속했다고 15일 밝혔다. 경찰은 이들이 보관하고 있던 필로폰 90㎏도 압수했다. 압수한 필로폰은 3,000억원 상당으로 압수량 기준으로 국내 최대다.
경찰에 따르면 대만인 장모씨는 대만 마약조직 총책으로부터 지난 7월 필로폰 112㎏을 나사 제조기에 숨겨 태국 방콕항에서 부산항으로 밀반입했다. 이 중 22㎏은 일본 마약조직에 전달한 뒤 다시 한국에 되팔았다. 이들은 필로폰 거래 시 상대 조직원이 가진 지폐의 일련번호를 미리 교환해 해당 일련번호의 지폐를 소지한 사람과 거래하는 등 치밀하게 움직였다. 밀반입, 판매, 대금 전달, 활동비 전달 등을 채팅 애플리케이션으로 각각 다른 사람에게 지시해 서로 다른 가담자를 모르게 운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경찰은 4월 필로폰 밀반입 첩보를 입수하고 대만·일본의 마약조직 접선 현장을 추적했다. 대만·일본 경찰 및 미국 마약단속청 등과의 공조수사로 대만 일본의 마약조직 총책, 관련 조직원 4명을 수배해 추적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유통된 필로폰 22㎏ 처분 경로를 특정해 계속 수사할 것”이라며 “국제화하는 마약범죄 추세에 적극 대응해 국정원·관세청 등 유관기관과 정보 공유 및 협력을 더욱 강화하고 해외 법집행기관과의 공조체계를 확립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지영기자 ji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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