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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유럽순방 딜레마...제재완화 설파하자니 미국이 도끼눈

파리 엘리제궁서 마크롱 대통령과 정상회담

유럽을 순방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대북 제재 완화와 관련해 딜레마에 빠져드는 형국이다. 북한의 빠른 비핵화를 이끌어내려면 프랑스, 이탈리아, 독일 등과 잇달아 열리는 정상회담에서 제재 완화 필요성을 설득해야 하지만 미국이 ‘도끼눈’을 뜨고 있다. 그렇다고 북미 비핵화 협상이 다시 난항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미국이 움직이기를 마냥 기다릴 수도 없는 노릇이다. 일단 우리는 미국만 보고 있을 수는 없으며 미국의 반발을 최소화하는 선에서 유럽 국가들 ‘우군 만들기’ 노력을 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자칫 한미 공조에 금이 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문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엘리제궁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과 취임 후 두 번째 정상회담을 가졌다. 양 정상은 지난해 7월 독일에서 열린 주요20개국(G20)정상회담에서 만난 바 있다. 이에 앞서 문 대통령은 개선문에서 엘리제궁까지 퍼레이드를 하고 무명용사의 묘에 헌화를 하기도 했다. 정상회담 양 정상은 공동기자회견을 하고 국빈만찬을 함께 했으며 리샤르 페랑 프랑스 하원의장과 면담 일정도 가졌다.

문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 그동안 대북 제재에 무게중심을 뒀던 프랑스를 설득하는 데 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5개(미국, 영국, 러시아, 중국) 상임이사국 중 한 곳으로 제재 완화를 위해서는 협조가 필수적인 나라다. 또 유럽연합(EU)중 에스토니아와 함께 북한과 수교를 맺지 않은 두 나라 중 한 곳인 프랑스가 북한과의 외교관계를 맺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통령은 한-이탈리아 정상회담, 프란치스코 교황 면담, 한-독일 정상회담, 한-EU 정상회담, 한-덴마크 정상회담 등 이어지는 일정에서도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비핵화 진정성을 설파하고 국제사회가 북한의 노력에 보답할 차례라는 입장을 전달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미국은 제재 완화에 분명하게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어 이 같은 우리 태도가 한미 공조에 균열로 이어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실제 미국은 연일 대북 제재 완화에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방송된 미 CBS방송 ‘60분’과의 인터뷰에서도 “김정은을 정말 신뢰한다”면서도 ‘대북 제재 완화를 준비하고 있느냐’는 질문에는 “아니다. 우리는 오바마 정부가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파리=윤홍우기자·이태규기자 seoulbir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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