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상공회의소는 15일 부산지역의 주요 제조 기업 350개체를 대상으로 한 ‘최근 경기 및 기업 주요 이슈 모니터링’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응답 기업은 총 180개로 ‘경제 전망’, ‘영업이익 달성’, ‘미중 통상 분쟁 영향’, ‘남북경협’ 등 최근 주요 이슈에 대한 지역 기업의 의견을 물었다.
조사결과를 보면 ‘현재의 우리 경제를 어떻게 보느냐’라는 질문에 지역기업은 ‘중장기 우하향 추세’로 판단하고 있는 기업이 많았다. 전체 조사업체의 과반수가 넘는 59.4%의 기업이 이에 응답했다. 이는 향후 경기가 더 나빠 질수도 있다는 비관적 입장을 보인 것이라 지역경제 전망을 더욱 어둡게 하고 있다고 부산상의는 설명했다.
지금의 경제 상황을 비관적으로 보는 이유로는 ‘주력산업 침체’를 가장 큰 이유로 들었다. 실제 이에 대한 응답비율이 전체의 63.6%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다음으로는 ‘중소기업 경쟁력 약화’ 16.8%, ‘경제 양극화’ 10.3%, ‘폐쇄적 규제환경’ 5.6% 등의 순을 보였다. 반면 지금의 상황을 ‘일시적 경기부진’으로 보고 있는 기업은 28.3%였고 ‘전환기’로 보는 기업은 12.2%에 불과했다.
경기 전반에서 불황의 그늘이 깊어지면서 연초에 세운 영업이익 목표치 달성에 대해서도 자신감을 보인 기업보다는 우려하는 기업이 많았다. 조사응답기업의 54.4%가 영업이익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해 목표에 근접하거나 달성을 기대한 44.4%보다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목표 초과 달성’은 180개 조사기업 중 2개 기업, 1.1%에 불과했다. 목표 미달 사유로는 ‘내수시장 둔화’를 가장 큰 이유로 꼽았다. 응답기업의 50.4%가 이를 이유로 지적해 기업이 보는 불황의 골은 훨씬 깊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중 간의 통상 분쟁에 대해서는 우려가 큰 편이나 직접적 영향은 아직 제한적인 것으로 확인됐다. ‘미중 통상 분쟁의 영향이 없다’고 응답한 기업이 147개사, 81.7%로 대다수를 차지한 반면, 매출액과 영업이익에 직접적인 손해를 끼친다고 응답한 기업은 33개사 18.3%였다.
다만 업종별로는 대중국 중간재 수출 비중이 높은 섬유와 1차금속업이 미·중통상 분쟁의 피해가 상대적으로 큰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에 응한 섬유와 철강 기업의 70.0%와 41.2%가 미중 통상 분쟁으로 인한 피해를 호소했다. 실제 섬유와 철강 제품의 대중국 수출은 올해 8월 현재,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7.3%, 15.1%나 각각 감소했다.
최근 한반도 화해무드로 남북경협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는 것과는 달리 경협사업에 참여 의사를 밝힌 기업은 23.9%에 불과했다. 76.1%는 참여하지 않겠다고 응답했다. 이는 경협사업의 추진방향과 사업 범위 등에 대한 구체적인 로드맵이 없는데다 정치적 안전 보장 장치가 미흡해 리스크가 크기 때문인 것으로 부산상의는 분석했다. 업종별로는 음식료품, 의복, 신발, 섬유 등 소비재 기업의 관심이 높은 반면, 자동차부품, 조선기자재 등의 주력 업종은 참여 의향이 낮았다.
부산상의 관계자는 “이번 기업 모니터링에서 현재의 경제상황에 대한 기업의 인식이 비관적인데다 절반이 넘는 조사 기업이 영업목표 달성에 회의적인 전망을 내놓은 것에 대해 엄중한 상황 인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남북경협에 대해서도 “지역기업의 관심과 참여를 높이기 위해서는 경협사업에 대한 체계적인 정보 제공을 통해 개성공단 사태에 따른 막연한 우려감을 해소하고 정부의 구체적인 로드맵과 부산시 차원의 종합적인 실행계획이 제시돼야 한다”고 말했다.
/부산=조원진기자 bscit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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