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카페에서 아동학대 가해자로 몰린 어린이집 보육교사가 극단적인 선택을 한 사실이 알려지자 인터넷 상에서 강한 비판이 일고 있다.
네티즌은 해당 교사의 신상을 공개하고, 정확한 사실 확인 없이 사건을 퍼날랐다며 맘카페에 대해 맹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늘 문제로 대두됐던 마녀사냥과 학부모의 갑질까지 도마에 올랐다.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올린 글이 무고한 희생을 낳았다’는 주장이다.
김포의 한 어린이집 교사 A씨는 11일 원생들과 소풍을 다녀온 이후 맘카페에서 아동학대 가해자로 낙인찍혔다. 맘카페에 글을 올린 이는 “A씨는 자신에게 안기려던 원생을 밀치고 돗자리를 털었다”고 주장했다. 그조차도 직접 본 것이 아니라 “봤냐구요? 아니요 10여명의 인천 서구 사람들에게 들었습니다”라고 말해 논란을 부추겼다.
A씨는 아동학대로 경찰에 신고됐고, 실명과 사진이 맘카페로 퍼졌다. 이후 찾아온 학부모에게 당시 상황을 설명하고 원만하게 해결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동료 교사의 글에 의하면 아이의 이모라고 밝힌 여성이 A씨와 동료 교사들을 무릎 꿇리고 물을 뿌리는 등 모욕감을 주는 언행과 행동을 하며 거칠게 항의했다.
결국 A씨는 3일 오전 2시50분쯤 거주하고 있는 아파트 14층에 올라 스스로 뛰어내렸다. 유서에는 “아이에게 미안하다, 다른 교사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게 해달라, 홀로계신 어머니와 결혼을 앞두고 있던 남자친구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곧 결혼을 앞둔 예비신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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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의 극단적인 선택이 알려진 이후 동료 교사와 학부모들의 글이 사람들의 마음을 더욱 아프게 만들었다.
동료는 “의자를 들고 올라가며, 거울을 보며 다시 머리를 묶으면서 무슨 생각을 했을까. 아이들과 학부모 동료에게 존중받고 신뢰받던 소중한 동료교사가 이 일로 인해 하늘로 가는 원통한 일이 생겼다”고 말했다. 한 학부모는 “정말 좋은 선생님이었다. 그 일이 아동학대면 나는 수없이 더한 학대를 하며 아이를 키워왔다”며 슬퍼했다.
인터넷상에서는 해당 맘카페 회원들의 신중하지 못한 마녀사냥과 원생의 이모에 대한 비판이 뜨겁다.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와 댓글을 중심으로 이들의 행동에 대한 비난이 절대다수를 이루는 가운데 이모와 맘카페 글쓴이의 신상을 털어야 한다는 극단적인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또 맘카페를 폐쇄해야 한다는 의견도 지지를 얻고 있다.
한편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아동학대로 오인받던 보육교사가 자살했습니다’라는 제목으로 A씨의 억울함을 풀어달라는 청원이 지지를 얻고 있다. 청원 개시 하루도 지나지 않은 15일 오전 9시 현재 청원에 동의한 인원은 3만6천명에 이른다.
/김진선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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