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은 자살 징후가 명확하게 드러나기 때문에 사전에 자살 시도를 충분히 막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양두석 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 자살예방센터장은 16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선진복지사회연구회 창립 9주년 정책토론회에서 “노인은 치밀하게 준비하기 때문에 실패 확률은 낮지만, 자살 준비 기간이 길어 징후 발견이 어렵지 않은 만큼 자살을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양 센터장은 “노인들은 은퇴와 사회적 역할의 축소, 소득 감소, 가족 외면으로 인한 고독, 관계망 위축, 건강 악화와 같은 이유로 자살을 선택한다”며 “자주 눈물을 흘린다거나 ‘살 만큼 살았다’, ‘쓸모가 없다’는 등의 말로 자살 징후를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혼자 있으려 하거나 소중히 여기던 물건을 나눠주고, 병에 걸려도 약을 먹지 않거나 술을 많이 마시는 등의 방식으로 자살하는 마음을 행동으로 나타내기도 한다”며 “이럴 때는 당사자 의견을 존중하고, 돕겠다는 의지나 관심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양 센터장은 “노인이 자살 징후를 보일 때 바쁘다는 뉘앙스를 풍기거나 당사자의 말을 끊는 등의 행동은 자제해야 한다”며 “노인 복지제도를 연결해주고, 말벗을 소개해줘서 정서적으로 지지해줌으로써 노인자살을 막을 수 있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노인이 활동을 계속할 수 있도록 은퇴 준비 교육 프로그램이나 노후 설계, 취업 알선 등의 지원을 해줘야 한다”며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들이 노인 자살예방대책을 시행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날 주제 발표에 나선 현명호 중앙대 심리학과 교수는 “노인들은 경제적으로 가난한 시기를 지냈고, 한국전쟁이라는 극단적인 폭력 상황에 노출되면서 자살 잠재력이 높을 수밖에 없다”며 “자살 잠재력이 어쩔 수 없는 일이라면 각종 자구책이나 지원책을 강구해 노인 스스로 부담스러운 존재가 아니라는 생각을 하도록 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나라인턴기자 kathy948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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